최근 중국 청두의 한 여성이 낮에는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고, 밤에는 부모님의 폐품 수집 사업을 도우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이중생활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시나닷컴에 따르면 최근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20대 여성 웅(熊)씨의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
웅씨는 매일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청두의 한 사립 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의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입원한 환자들의 재활 물리치료와 기능성 운동을 돕는다.
흰 가운을 입고 환자들을 돌보던 그녀는 오후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퇴근 후 웅씨는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부모님이 운영하는 폐기물 업체에서 일한다.
웅씨는 영상에서 "나는 부모님이 하는 일을 더 많이 도우면서 동시에 생존 기술도 배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녀의 가족은 주로 금속 폐기물을 수집하고 분류해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웅씨는 무거운 폐기물을 나르면서 팔에 근육이 생겼다며 웃어 보였다.
이곳에는 부모님 외에도 기계를 조작하는 두 명의 직원이 더 있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웅씨는 매일 오후 9시나 10시까지 일하고 나서 부모님과 함께 퇴근한다.
웅 씨는 재활치료학를 전공하고 졸업 후 현재 병원에서 4년째 근무 중이다. 그녀가 병원에서 받는 월급은 4,000위안(한화 약 77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웅씨는 흥미롭게도 폐기물 수거 수입이 병원보다 더 많다고 밝혔다.
부모님은 그녀에게 별도의 월급을 주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더 많은 용돈을 제공한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모님의 일을 도왔던 웅씨는 이러한 생활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돈만 벌 수 있다면 뭐가 문제겠어요?"라는 그녀의 말에서 실용적인 가치관이 엿보인다.
웅씨는 두 가지 매우 다른 직업 사이를 오가는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개인위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폐기물을 만질 때는비록 옷에 녹이 묻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2020년부터 폐기물을 수거하는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녀가 조회 수를 위해 '주작 영상'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웅씨는 이를 부인하며 자신의 진솔한 일상을 공유할 뿐이라고 밝혔다.
의사이면서도 따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웅씨의 모습에 공감하는 현지 의사들도 많다. 중국에서 의사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 현직 의사 20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8%가 "5년 내에 직장을 그만 둘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대부분이 "낮은 급여"를 그 이유로 꼽았다.
2024년 중국 의료산업일미연구소가 발표한 '중국 병원 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1선 도시의 3차 병원 준임상 전문직 이상 직함을 가진 의사의 연평균 수입은 24만 6,000위안(한화 약 4,711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방 소도시 의사의 연평균 수입은 이보다 훨씬 적은 1만 8,000위안(한화 약 345만 원)에 불과하다. 월급이 30만 원 정도인 셈이다.
이에 의대를 졸업하고도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