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선거 지원에 나선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 선언 직후 김문수 대선 후보를 위한 현장 유세 방침을 밝혔다.
비록 구(舊)여권이 요청한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합류에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지만, 한 전 대표의 움직임 자체만으로도 보수층 결집과 중도층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 주에는 현장에서 국민들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SNS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유권자와 대면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선대위 합류는 여전히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그동안 △계엄령 반대(탄핵에 대한 입장 선회)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극우 세력과의 선 긋기 등 이른바 '3대 조건'을 제시하며 선대위 참여에 선을 그어왔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뉴스1에 "현장 유세에 나서겠다는 것이지 선대위에 합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김 후보와 함께 다니기보다는 독자적으로 지원 유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이 한 전 대표의 유세 참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윤 전 대통령은 17일 자진 탈당을 선언했으며, 탄핵심판 당시 윤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이자 40년 지기인 석동현 시민사회특위 위원장도 같은 날 논란 끝에 직을 내려놓았다.
한 전 대표는 유세에서 민주당의 '사법 장악' 시도를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민주당이 동네 깡패처럼 통과시키고 있는 형사소송법(이재명 재판 중단)과 공직선거법(이재명 처벌 근거 삭제), 이 두 희대의 악법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전 대표의 지원이 외연 확장과 지지층 결집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 논란 등 탄핵 정국에서도 '비윤'(비윤석열) 계열 인사로 분류돼 왔고, 당내에서는 '중도 확장성'을 갖춘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지난 경선에서 40% 넘는 지지를 얻어 상당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한 전 대표의 유세 참여에 대해 "다음 주부터 야전에서, 일선 선거에서 유세 시작한다고 하셨으니까 야전에서 직접 찾아뵙겠다"고 화답했다.
여기에 홍준표 대구시장의 선거 지원까지 성사된다면 당내 정비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 시장 측근으로 꼽히는 유상범·김대식 의원과 이성배 선대위 대변인은 홍 시장을 만나기 위해 하와이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