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9일(일)

"6개월 배우면 초봉 6000만원이라고 해 열심히 공부했는데... 쫄딱 망했습니다"


IT 직군 채용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지난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통계포털에 따르면 IT 직군의 온라인 노동지수는 59로, 2020년 7월 174, 2023년 7월 167 대비 크게 감소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로, 개발자 채용 시장의 심각한 침체를 보여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때 '억대 연봉'을 꿈꾸며 비전공자들도 앞다투어 뛰어들었던 개발자 직군이 이처럼 위축된 주요 원인은 인공지능(AI)의 코딩 기술 발전이다. 이제는 코딩 방법을 모르더라도 AI와 인간의 언어로 대화하며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바이브 코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AI를 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AI 시스템이 제품에 대한 새 코드의 4분의 1 이상을 생성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오픈AI와 메타 등도 20~30% 수준의 코드를 AI에 맡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전공자도 6개월 만에 취업할 수 있다던 코딩 교육 학원의 광고와는 달리, 현실은 매우 냉혹하다. 한 스타트업의 1명 채용 공고에 200명이 지원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IT·웹·통신 분야 공고는 15.5% 감소한 반면, 이력서는 11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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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AI 개발자들의 몸값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네이버, KT 등 대기업들은 인재 유치를 위해 대표가 직접 나서거나 억대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파격적인 방안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이들이 해외로 떠나지 않고 국내에 남을 수 있는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치권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KT는 AI 인재 확보를 위해 개발자들의 급여 상한을 폐지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AI 기술 경쟁이 국내외로 격화되면서 대선 주자들도 AI 인재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AI를 위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강화, 지역별 거점대학에 AI 단과대학 설립, AI 분야 우수 인재의 병역특례 확대, 해외 인재 유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AI 청년 인재 20만 명을 양성하겠다며, AI 대학원 및 소프트웨어(SW) 중심 대학 등의 정원 확대, 해외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한 인건비·연구비 지원, 전 국민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 확산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