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을 내쳤다"... 클럽하우스에 근조화환 줄이어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영원한 주장' 기성용(36)이 포항 스틸러스로의 이적을 앞둔 가운데, FC서울 팬들의 격앙된 반응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팬들은 경기도 구리에 위치한 구단 클럽하우스 GS챔피언스파크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서울 역삼동 GS리테일 본사 앞에서는 트럭 시위까지 벌이며 강한 반발을 쏟아내고 있다.
기성용 / 뉴스1
팬들의 분노는 김 감독이 기성용에게 "팀 계획에 없다"고 직접 통보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더욱 증폭됐다.
트럭 시위까지... 모기업 GS리테일도 직격탄
팬들의 항의는 구단 차원을 넘어 모기업 GS리테일까지 향했다. 이날 팬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후원금으로 준비된 트럭 시위 차량이 GS리테일 본사 앞에 등장했다.
GS리테일 본사 앞에서 펼쳐진 트럭 시위는 팬들의 분노 섞인 감정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었다.
트럭에 새겨진 문구는 "레전드를 내치는 기술, GS가 등록한 특허기술", "I am your Energy? No, You drained ours", "레전드 짓밟는 GS, 팬들에게 짓밟힐 GS" 등이었다.
GS리테일 본사 앞에서 진행된 팬들의 트럭 시위 / 사진=인사이트
GS리테일 본사 앞에서 진행된 팬들의 트럭 시위 / 사진=인사이트
전광판에는 "기성용을 버린 날, GS는 가치를 버렸다", "철근 빼먹더니 레전드도 빼먹는 GS" 등 구단 운영진과 모기업을 동시에 비판하는 문구가 송출됐다.
한 팬은 커뮤니티 글을 통해 "기성용은 단순한 선수가 아니라 서울의 역사이자 자존심"이라며 "이적을 통보한 방식과 대응 모두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구단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도 팬심의 급격한 이반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GS리테일 본사 앞에서 진행된 팬들의 트럭 시위 / 사진=인사이트
기성용, 직접 입장 밝혀... "힘든 결정이었다"
25일 이적이 공식화된 뒤, 기성용은 자신의 SNS를 통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포항 박태하 감독님께서 가장 먼저 선뜻 제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셨고, 그 진심에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저에겐 참 힘든 시간이었다"며 "부디 제 결정을 이해해 주시고, 남은 시간 축구선수로서 모든 걸 쏟아붓고 행복한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뉴스1
FC서울 구단도 이날 공식 발표를 통해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영원한 캡틴 기성용과의 인연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팬들은 이를 '결별 통보'로 받아들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성용은 FC서울에서 3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구단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인물이다. 그의 이적이 단순한 전력 변화가 아닌 '정체성 상실'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