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새벽 4시에 아내의 수영장 등록 '오픈런' 시켜"... 현직 3스타 장군, '갑질의혹' 터졌다


육군 수도군단장 박정택 중장이 비서실 근무자들에게 1년간 '갑질'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9일 군인권센터는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박 군단장과 가족이 비서실 근무자들에게 행한 갑질 피해에 대한 복수의 제보를 접수했다"며 관련 메시지와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센터에 따르면, 박 군단장은 지난해 3월 비서실 근무자에게 "너희 사모님이 무릎이 안 좋아서 운동해야 하니 좀 알아오라"며 수영장 아쿠아로빅 과정 접수 방법을 확인, 대리 신청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비서실 직원이 선착순 접수를 위해 새벽 4시부터 수영장 밖에서 기다렸다는 제보를 확인했다고 센터는 전했다.


공개된 파일에는 박 군단장의 아내가 비서실 직원에게 전화해 자신이 원하는 내용의 수업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도 담겼다.


센터는 "'너 표정을 왜 그따위로 하고 다니냐'와 같은 폭언까지 들으며 하인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군인으로서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군인권센터



박 군단장의 갑질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의 자녀 결혼식 날 직원 1명을 투입해 메이크업샵, 결혼식장 등을 운전하게 하거나 하객 인원 체크, 자리 안내, 결혼식 후 짐 나르기 등 사적 지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박 군단장이 반려 앵무새 새장 등 중고 거래 대행, 스포츠 경기 VIP 티켓 확보, 관사 내 감 수확과 화단 가꾸기 등을 직원들에게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군인권센터는 "수도군단장은 집무실에 비서실 직원이 여럿 모인 자리에선 따로 사적인 지시를 하지 않다가 부사관 직원들과 단둘이 있을 때만 무리한 부탁을 하는 등 사적 지시가 외부에 알려지면 문제가 될 만한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군인권센터


이와 관련해 육군은 "육군본부 감찰조사팀에서 제보 내용에 현장 조사 중"이라며 추후 조사 결과에 따라 적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정택 중장은 천안 출신으로 신안초, 계광중, 중앙고(18회)에 이어 순천향대 경제학과(88학번)를 졸업했다.


1992년 학군 30기로 임관한 박 중장은 제22보병사단 작전참모(중령), 합참 작전본부 통합방위과장(대령), 지상작전사령부 작전처장(준장), 제6보병사단장(소장),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장(소장) 등을 역임 후 2023년 11월 수도군단장으로 보직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