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28일(월)

부하 직원들 자녀 결혼식 초대하더니... '가마' 들게 한 코레일 간부


공공기관 코레일 본부장 자녀의 결혼식에 부하 직원들이 전통 혼례 '가마꾼'과 '초롱동이'로 동원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직 문화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지난 25일 SBS 보도에 따르면 19일 대전의 한 공원에서 코레일 소속 본부장 A씨의 자녀 결혼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전통 혼례 형식으로 치러졌는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A씨의 부서 소속 직원들이 신부가 탄 꽃가마를 메는 가마꾼 역할을 맡았고, 여직원들은 청사초롱을 들고 혼례 행렬을 이끌었다.


코레일 로고 / 사진=인사이트


일부 직원들은 주차 안내, 스냅 촬영 등 잡다한 업무까지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A씨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좋은 뜻에서 함께한 행사"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내부 직원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직원을 왜 사적인 행사에 동원하느냐", "여긴 한국가마꾼공사냐" 등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해명 글이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지만, 싸늘해진 내부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직원은 "자발적이었다 해도, 상급자가 나서서 '하지 말자'고 말렸어야 할 일"이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코레일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사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어 주요 경영진을 대상으로 윤리 경영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외부 노무법인에 감사를 의뢰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파악하고, 결과에 따라 징계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레일 관계자는 "조직 내 위계적 문화가 반복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