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3일(일)

신혼집 신발장서 발견된 '못 박힌 소금 단지'와 '핏빛 배냇저고리'의 정체


지난해 4월, 한 신혼부부가 입주를 앞둔 신축 오피스텔에서 발견한 기이한 물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화제가 됐다.


신발장에서 발견된 '못이 박힌 소금 단지'와 '핏빛 배냇저고리'는 당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파묘'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며 많은 이들의 공포심을 자극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당시 게시물에 따르면, 결혼을 앞둔 A씨는 신혼집으로 분양받은 오피스텔의 하자 보수 점검 중 신발장에서 소금이 담긴 단지와 여러 개의 못이 박혀있는 의문의 물건을 발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욱 기이한 점은 단지 안에 정확히 4만 4천 원의 지폐가 들어있었다는 사실이다.


숫자 '4'는 한자 '死(사)'와 발음이 같아 불길한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아 의도적으로 이런 금액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게시물은 게시 직후 수많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당시 '파묘'라는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시기라 더욱 화제가 됐다. 영화 속 무속인들이 사용하는 도구와 유사한 형태의 물건이 실제 신혼집에서 발견됐다는 점이 공포와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신혼부부에게 저주를 내린 것 아니냐", "누군가 악의적인 목적으로 둔 것 같다"는 의견부터, "소금은 액운을 막는 긍정적인 의미이고, 못은 복이 날아가지 않게 하는 것"이라는 해석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특히 핏빛으로 보이는 문양이 그려진 배냇저고리의 존재는 더욱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신혼부부의 출산과 관련된 저주로 해석하는 의견이 많았고, 이는 당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던 시기와 맞물려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졌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분양 사무실에 문의했고, 그 결과 의외의 답변을 들었다.


분양 사무실 관계자 B씨는 "분양 사무실로 사용하던 13층 호실이 계약되면서 계약되지 않은 A씨의 호실로 분양 사무실을 옮겼다"며 "집이 잘 팔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두었던 물건들을 옮겨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파묘'


또한 B씨는 "입주 전에 빼낼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점검 방문으로 미처 치우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는 일종의 '부동산 미신'으로, 일부 부동산 업계에서는 판매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와 같은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A씨는 "더럽게 찝찝하지만 하나도 무섭진 않아요. 오늘 밤은 엄마랑 자려고요"라는 반응을 보이며 완전히 의심을 떨치지 못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미신과 관련된 물건들이 여전히 사람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사건은 현대 사회에서도 미신과 공포 문화가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파묘'와 같은 공포 영화의 흥행은 우리 사회에 잠재된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반영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이러한 미신적 요소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파묘'


한국부동산학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 시 약 37%의 사람들이 풍수나 미신적 요소를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현대화된 사회에서도 전통적 믿음 체계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공포 콘텐츠의 파급력과 현대인의 심리적 취약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영화 '파묘'의 성공이 보여주듯, 한국 사회에서 무속과 관련된 문화적 코드는 여전히 강력한 서사적 매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