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도박에 빠져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까지 탐내는 할아버지 때문에 고민이라는 16살 손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도박에 빠져 손녀한테 돈 빌려달라는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사연자 A양은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떠나보내시고 강원랜드라는 곳에 가시기 시작하셨다"며 "처음에는 부모님도 쓸쓸하시니 잠깐 그러시는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 시작하셨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양은 "고모나 큰아빠 댁은 이미 연을 끊은 것 같더라. 엄마는 돈 빌려드리면 또 도박에 쓸 거 아니냐며 거절했고 아빠는 그냥 빌려드린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아빠마저 할아버지에게 더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자 할아버지가 아직 어린 손녀 A양에게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할아버지에게 돈을 빌려 달라는 전화를 받은 A양은 "알바하면서 안 쓰고 모은 돈을 한 계좌에 넣어뒀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그 계좌에 있는 돈의 반의반만 빌려달라고 부탁하셨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A양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돈이 많지 않았고, 쓰기로 계획한 곳이 있어 할아버지에게 돈을 빌려드리기에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아무리 할머니 장례식을 치른 뒤 상심에 빠지신 할아버지지만, 앞서 가족들의 돈을 빌려 도박에 탕진한 걸 알면서도 돈을 빌려드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에 A양이 엄마에게 일련의 상황을 털어놓았고, 이는 이혼까지 거론되는 부부싸움으로 번졌다고 한다.
끝으로 A양은 "할아버지는 계속 꾸준히 전화하셔서 돈 빌려 달라고, 일주일 안에 갚는다고 하신다"며 "(다시) 엄마한테 말하면 정말 이혼할 것 같아서 말하기도 어렵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강원랜드에 빠지면 마약을 한 거랑 다름없다", "그 돈으로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한다", "안 빌려드리는 게 할아버지 살리는 길", "슬픈 일을 겪은 사람들이 모두 도박을 하지는 않는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