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7일(월)

"낮에 일하게 해주세요"... 밤샘 근무 고통 호소하는 환경미화원들에 시민들 뜻밖의 반응


밤거리를 쓸고 치우며 도시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환경미화원. 그러나 이들의 노동 대가는 때로 생명으로 치러진다. 


최근 5년 동안 일터에서 쓰러져 숨진 환경미화원이 무려 55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재해로 유족급여가 지급된 건수만 이 정도다.


하루 일과 대부분을 밤에 보내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특수한 업무 환경 탓에, 만성 피로는 기본이고 심·뇌혈관 질환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다. 


사진=인사이트


특히 과로사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뇌·심혈관 질환으로 숨진 이들이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음에도, 환경미화원의 근무 여건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다.


환경미화원들의 목소리는 단순하다. "우리도 낮에 일하게 해달라"는 호소다. 그러나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환경미화원이 낮에 일하는 곳은 도봉구와 강동구 단 2곳뿐이다.



2019년 정부는 환경미화원의 주간 작업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주민 생활에 중대한 불편'이 예상될 때만 야간 작업을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대다수 현장은 변화를 외면하고 있다.


사진=인사이트


선진국 사례와 비교하면 더더욱 아쉬움이 크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환경미화원이 대부분 낮에 일하고, 부득이하게 야간 작업을 할 때도 법으로 최대 허용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시민들도 이제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악성 민원에 떠밀려 노동자들을 극한의 환경으로 내모는 관행은 멈춰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 시민은 "환경미화원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동네를 더 깨끗하게 만드는 길"이라며 "효율적인 업무 환경이 결국 시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