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5일(월)

경기 어려워도 돈 쓴다... "한국, 과시성 소비 세계 5위"


한국은 경제 불황 속에서도 과시성 소비가 두드러지는 나라로 나타났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행한 글로벌 소비자 분석 리포트 'Consumer Signals 25.Q1'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는 경제적 제약 상황에서도 과시성 소비를 지속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 보고서는 유럽, 북미, 아프리카 등 17개국의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 및 인터뷰를 통해 작성되었다.


딜로이트 리포트 갈무리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과시성 구매 금액은 55달러로 조사 대상 국가 중 평균치(52달러)와 미국(50달러)보다 높았다. 특히 식자재와 의류·액세서리에서 과시성 소비가 두드러졌다. 이는 고환율로 인한 체감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가 여전히 높은 구매 여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소비자들은 과시성 소비의 동기로 정서적 위안과 실용성을 꼽았으며, 이는 '의미 있고 오래 남는 소비'에 대한 정서적 정당화 심리가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딜로이트 리포트 갈무리


반면, 한국 소비자들의 재정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비자 재정적 웰빙 지수'(FWBI)에서 한국은 90.3으로 7개월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체감 경기 악화와 고물가로 인한 재정적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3월 기준 한국의 소비의향 지수는 -6%로 글로벌 평균(2%)보다 낮았다.


품목별로는 식료품에 대한 소비의향 지수가 가장 높았고, 이어 저축 및 투자, 여가활동 순이었다. 이는 생활필수품 가격 상승과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필수 항목 비중이 커지고 자산 방어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세대인 18세부터 34세까지는 여가 지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이들은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딜로이트 리포트 갈무리


딜로이트는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연령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타겟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Z세대에게는 가치와 브랜드를 강조하고, 중장년층에게는 가성비와 기능성을 강조하며, 시니어에게는 웰니스와 안정감을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프리미엄과 실용성을 결합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선택적 소비 공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환 한국 딜로이트 그룹 소비자 부문 리더는 "기업들은 전방위적인 소비 자극보다는 타겟별 차별화된 접근과 우선순위 조정이 필요하다"며 "본 리포트가 유통 시장 변화에 대한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