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연극 극단 후배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배우 오영수(81)씨에게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지난 3일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부장 곽형섭 김은정 강희경) 심리로 열린 오씨의 강제추행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재판부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진술을 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또 "연극계에서 50년 활동한 원로배우로서 힘이 없는 연습 단원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며 항소심에서 1년을 구형한 이유를 밝혔다.
오씨 변호인은 혐의를 완전히 부인하며 최후 변론에서 "공소사실의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 및 구체성이 없으며 진술 자체도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1심에서 유죄 선고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오징어 게임' 개봉으로 화제가 됐을 때 피해자에게 갑자기 사과 요구를 받아 당황스러웠는데도 배우와 제작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형식적으로 한 사과였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오씨는 "이 나이에, 법정에 서게 돼 부끄럽다. 당시 제 언행이 잘못이 있고 그게 죄가 된다면 그 대가를 받겠다"면서도 "당시 제가 보여준 언행에 추행이라고 생각할 만한 일은 없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80년을 지켜온 인생이 가치 없이 무너졌다. 허무하다. 견디기 힘들다. 제자리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재판부에 엄벌을 요청하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과를 요구하자 '딸 같은 마음에 그랬다'며 추가로 상처를 줬으며 진심 어린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며 "연극계 유사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오씨는 지난 2017년 여름 연극 공연을 위해 모 지방에 두 달가량 머물던 때 피해 여성 A씨를 '안아보자'고 말하며 껴안고, A씨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맞춤하는 등 두 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로 2022년 11월 불구속기소 됐다.
앞서 오씨는 지난해 3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6월 3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