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5일(목)

누명으로 48년간 옥살이... '세계 최장 복역' 일본 사형수가 받은 보상금 액수에 사람들이 보인 반응


1966년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발생한 일가족 4명 살인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일본 전직 프로복서 하카마다 이와오(袴田巌·89)가 누명을 벗은 후 보상금을 받게 됐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일본 산케이신문(産経新聞)의 보도에 따르면 시즈오카 지방법원은 세계 최장 복역 사형수인 하카마다 이와오에게 형사 보상금으로 2억 1,736만 2,500엔(한화 약 21억 1,709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는 일본에서 지급된 형사 보상금 중 역대 최고액이다.


하카마다 이와오 / 時事通信社


사형을 선고받았던 그는 지난해 9월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그는 현재 오랜 수감 생활로 후유증을 앓고 있어 변호인이 올해 1월 국가에 보상금을 요구하는 청구서를 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일본 형사보상법에 따르면 무죄가 확정된 경우 국가는 1일당 최대 1만 2,500엔(한화 약 12만 원)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구속 기간과 피해자가 얻을 수 있었던 이익 등을 고려해 최종 금액을 결정한다.


하카마다 씨 측은 증거 조작으로 사형 판결을 받은 것은 억울하다며 "사형에 대한 공포에 노출돼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피해의 정도는 헤아릴 수 없고, 30세라는 한창 일할 나이에 구속돼 일실이익도 상당하다"며 상한액을 요구해왔다.



젊은 시절 하카마다 이와오의 모습 / 文春オンライン


앞서 하카마다 씨는 1966년 6월 시즈오카현 시미즈시(현 시즈오카시)의 된장 제조회사 사장 일가족 4명이 살해되고 자택에 불이 난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됐다.


당시 30세였던 하카마다 씨는 해당 회사의 직원이었다.


1968년 1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1980년 최고재판소(대법원)가 형을 확정했으나, 2014년 재심이 결정되면서 48년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2024년 9월 26일 재심에서 시즈오카 지방법원은 "수사기관의 조작 사실이 확인된다"며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 무죄가 확정됐다.


당시 고니이 고우시(國井恒志) 재판장은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하카마다 씨의 누나 히데코(ひで子)를 증인석으로 불러 "재판이 너무 오래 걸려서 미안하다. 법원은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NHIK


현재 하카마다 씨는 고령과 장기간의 구금으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의 누나인 하카마다 히데코 씨가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카마다 씨가 약 21억 원의 형사보상금을 받는다는 소식에 현지 누리꾼들은 "30살 청년으로 잡혀들어가 80대 노인이 되어 출소했는데 고작 21억 원이 말이 되나", "210억을 준다고 해도 그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보상할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