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베드신' 촬영 전반을 돕는 직업인 '스킨십 매니저'로 일하는 삶은 어떨까.
지난 2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DailyMail)에 따르면 영국 출신 여성 아나렐라 마르티네즈(Anarella Martinez)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선정적인 장면의 촬영을 관리하고 있다.
영국에서 태어나 독일 베를린으로 이주한 마르티네즈는 스킨십 매니저로 2017년부터 일하고 있다.
마르티네즈는 "성적 표현에 관심을 가지면서 예술 공부를 시작했다"며 "성교육과 컨설팅에 중점을 둔 회사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제작에서 윤리적 관행을 확립하고 경계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더 안전하고 힘을 실어주는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이 일은 본질적으로 사전 조율, 현장 코칭, 사후 관리의 세 단계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사전 조율은 전체적인 장면의 톤앤매너를 확인하고, 적절한 배우를 미리 캐스팅 해 여러 계약서를 작성하며 해당 촬영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돕는 준비 단계다.
현장 코칭 때 그는 사전에 계약한 내용대로 촬영이 진행되는지 확인하고, 배우가 촬영 중단을 원하거나 추가적인 요구사항이 있을 때 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후 관리에서는 촬영된 영상물을 검토하고 배우들이 예상치 못한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취한다.
끝으로 그는 "의사소통, 경계 설정, 감성 지능에 대한 깊은 경험이 필요하다"면서 "배우들의 장기적인 정신 건강을 보호하는 데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친밀감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라고 부르는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티모시 샬라메 등 유명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 20일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팰트로가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직업을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녀는 "티모시 샬라메와 나는 정말 많은 19금 신을 영화 속에서 소화한다. 내 말은 진심으로 많다는 소리다"며 "요즘 할리우드엔 '친밀감 코디네이터'라는 게 존재하는데, 난 그런 게 존재하는 줄도 몰랐다"고 밝혔다.
당시 그녀는 "신인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이제 그가 여기다가 손을 넣을 거야'라고 말하면 예술가로서는 답답할 것 같다"면서 코디네이터와 거리를 뒀다고 전했다.
한편 2024년 개봉한 영화 '아노라'의 숀 베이커 감독은 작품 속에 수 많은 베드신을 포함하면서도 '친밀감 코디네이터'를 고용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