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 들어가 누워만 있으면 알아서 씻겨주는 '인간 세탁기', 1970년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일본 만국 박람회'에 처음 등장한 뒤 많은 이들의 꿈이 됐다.
그런데 최근 이 인간 세탁기가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사람들의 앞에 등장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일본 지지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내달 14일 개막하는 2025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 '오사카 헬스케어 파빌리온'의 개막 전 행사가 열렸다.
사람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집중된 것은 일본의 샤워기 부품 제조사 '사이언스 홀딩스'의 '미라이 인간 세탁기(ミライ人間洗濯機)'였다.
'인간 세탁기'는 산요전기(현 파나소닉)가 1970년 일본 만국 박람회에서 처음 공개한 제품으로, 당시에는 설계가 비교적 간단했으며, 물로 헹구고 건조를 해주는 단순한 기능만 가능했다.
당시 10살이었던 사이언스 홀딩스의 대표 아오야마 야스아키(青山恭明) 회장은 이 인간 세탁기를 부활시켰다.
이제는 헹구고 건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깨끗하게 노폐물을 씻어주며 센서가 심박수 등을 파악해 심신 상태에 따른 영상과 음악을 틀어주며 마음도 씻겨준다고 한다.
'미라이 인간 세탁기'는 1인용 캡슐 모양으로 안에 들어가면 발부터 물이 천천히 차올라 가슴까지 잠기게 된다.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등 맥박과 기타 생체 데이터를 측정해 물 온도를 확인하고 비눗물이 나와 몸을 씻겨준다. 더 나아가 이 생체 데이터로 최적의 음악과 영상을 틀어준다고.
잘 씻길까 걱정이 될 법하지만, 직경 0.1mm 미만의 마이크로버블이 몸을, 직경 0.001mm 미만의 울트라 파인 버블이 머리카락을 깨끗이 세정해 준다고 한다.
이날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지사가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 등장해 직접 인간 세탁기를 체험했다.
그가 비스듬한 좌석에 앉자 뚜껑이 닫혔고 곧바로 부스 양옆 창문에는 뿌연 습기가 가득 차올랐다.
얼마 후 따뜻한 목욕물을 분사했고, 몸과 머리를 세정해 줬다.
다 끝난 뒤에는 물이 빠지면서 건조까지 해주는데, 캡슐에 들어간 후 건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 정도였다.
모든 과정을 끝낸 후 캡슐 뚜껑이 열리며 등장한 요시무라 지사는 "엄청 기분이 좋다. 머리도, 얼굴도 함께 씻기 때문에 '숨을 쉴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샤워는 부드러웠고 숨도 평소대로 쉴 수 있었다. 이제 맥주 한잔하고 돌아가고 싶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의 머리는 완전히 마르지 않았지만 몸은 깨끗이 씻긴 상태였다.
사이언스 홀딩스는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용자의 나이, 피부 상태, 피로도 등을 파악하고 개인별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