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9일(수)

24년 복역했다가 재심서 '무죄' 판결받은 김신혜... 출소하자 '꽃다발' 건넨 남성 2人의 정체


무죄를 선고받고 출소한 김신혜 씨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김신혜 씨가 24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그의 출소를 함께 기뻐한 인물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6일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지원장 박현수)는 김씨의 존속살해 사건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가 구속된 지 24년, 재심 개시 결정 9년여 만이다. 


재심 재판부는 당시 22살이던 김씨의 진술은 증거로 보기 어렵고, 당시 부검 결과에서도 수면제 과다 복용을 증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함께 만세를 부르고 있는 윤성여 씨와 장동익 씨 / 뉴스1


판결에 따라 김씨는 전남 장흥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출소한 김씨 옆에는 두 명의 남성이 꽃다발을 건네고 함께 만세를 불렀다. 


자기 일처럼 기뻐한 윤성여 씨와 장동익 씨


김씨의 무죄를 자기 일처럼 기뻐한 이들은 앞서 20년 넘게 복역한 무죄로 풀려난 윤성여 씨와 장동익 씨다. 


윤씨는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복역했다. 붙잡힌 이춘재가 8차 사건 역시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한 뒤에야 무죄 판결을 받고 출소했다. 


그는 소아마비 장애인이었지만, 경찰은 그가 담벼락을 넘어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윤씨가 앞선 7건의 사건을 보고 모방했다는 것이다. 


지난 2023년 재판 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되고 있는 김신혜 씨 / 뉴스1


장씨는 1990년 1월 발생한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1년간 복역하다가,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경찰은 사건 발생 후 1년 10개월이 지나서야 장씨를 범인으로 잡아들여 고문을 통해 자백을 받아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그의 변호를 맡았었다. 


뒤늦게 이 사건은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고 인정돼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편, 이번에 출소한 김신혜 씨는 2000년 3월 전남 완도에서 수면제를 술에 타는 방법으로 아버지를 살해하고 외딴 버스정류장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김신혜 씨 변호인 박준영 변호사 / 뉴스1


김씨는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범인이라고 했다가 재판에서 "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을 듣고 동생 대신 죗값을 치르려 거짓으로 자백했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재판부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아 그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확정돼 24년째 옥살이를 했다. 


이후 재심을 신청하고 법원이 2015년 재심 개시를 결정하면서 사건이 새 국면을 맞았다. 


사건의 재심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선고 후 "24년간 무죄를 주장해 온 당사자의 진실의 힘이 가장 강력한 증거"라며 "공정하고 편견 없이 재판해 준 판사님들께 감사하고, 응원해 준 시민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