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1일(금)

이송 중 사망한 '시청역 참사' 중상자 3명...가까운 강북삼성 패싱, 4배 먼 중앙의료원행

역주행 사고 2시간 지나 시신 6구 수습


뉴스1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한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 7명이 부상당한 가운데 사고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3차 병원엔 단 한 명의 피해자도 이송되지 않았다.


병원에 긴급 이송된 중상자 3명은 모두 '응급실 도착 전후'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일 '머니투데이'는 사고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3차 병원인 강북삼성병원에 단 한 명의 피해자도 이송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강북삼성병원 의료진은 이날 사고 소식을 접한 후 응급 진료에 비상 대기했지만, 환자 이송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고 현장 / 뉴스1


사고 직후 출동한 중부소방서가 현장에서 기록한 '인명 피해 상황' 보고서에는 일천 6명, 중상자 4명, 경상 3명이라고 적혀 있었다. 일천은 망자를 일컫는 무전 용어로, 그 자리에서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될 때 표기한다.


매체는 '일천 6명'을 제외하고 병원에 긴급 이송된 중상자 중 3명은 심폐소생술(CPR)을, 1명은 좌측 흉통을 호소했다. 심폐소생술 처치 받은 부상자 3명 중 2명은 국립중앙의료원에, 1명은 세브란스병원에 이송됐다. 좌측 흉통을 호소한 중상자 1명(사고차주 추정)은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응급실 도착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세브란스병원 측은 "D.O.A(Dead On Arrival(도착 시 이미 사망)였고, 고인은 장례식장에 모셨다"고 설명했는데 이들 모두 '응급실 도착 전후'에 사망했단 뜻이다.


매체는 사고 발생 지역에서 세브란스병원까지는 4.2km, 국립중앙의료원까지는 5.1km, 서울대병원까지는 5.7km 거리라고 설명했다. 이들 의료기관 모두 '외상센터'를 운영한다.


뉴스1


반면 사고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강북삼성병원은 1.6km에 불과하다. 외상센터로 지정되진 않았지만,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응급실을 갖추고 있다. 경상 환자 1명이 이송된 곳은 이곳보다 200m 더 먼 서울적십자병원(1.8km)이었다.


심폐소생술을 받을 정도로 긴급했던 중상자 3명에겐 1분 1초가 급한 상황이었는데, 굳이 4배가량 더 먼 병원 외상센터까지 가야 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소방 당국 한 관계자는 "강북삼성병원은 외상환자, 특히 외상성 심정지 환자를 의료진이 없다며 잘 안 받아준다"고 매체에 전했다.


하지만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심폐소생술 해야 하는 환자는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는 게 원칙"이라며 "원칙적으로는 119에서 구급대원이 사망 선언을 못 하게 돼 있다. 사망 선언은 의료인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사고 당시 6구의 시신이 무려 2시간 동안 도로에 방치됐단 사실이 MBN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져 안타까움을 안겼다. 소방당국은 사망자는 이송하지 않는다는 내부 규정을 이유로 댄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