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소재 리튬전지 제조공장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로 아내를 잃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5일 중앙일보는 지난 24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리튬전지 제조공장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사망한 라오스 국적의 희생자 쑥 싸완 말라팁의 남편 이모씨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9일 뇌혈관 수술을 받고 지난 24일 병원에서 퇴원했으나, 지인으로부터 '공장에 출근한 쭈이(쑥 싸완의 별명)가 연락이 안 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이씨는 "아내가 리튬 공장에서 일한 지는 3~4년 정도 됐다. 생존한 라오스 동료가 여기에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해서 왔는데 얼굴이 타서 신원 파악이 전혀 안 된다고 하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14년 전 쑥 싸완과 결혼해 11세 딸을 둔 이씨는 충북 괴산에서 모텔을 운영하며 아내와 주말부부로 지내왔다.
이씨는 "수술 잘 받고 오라는 문자메시지가 마지막 말이었다"며 "라오스에 있는 장모님한테 딸의 생사를 묻는 전화가 왔고, 딸도 아내가 죽은 사실을 아직 모른다"며 토로했다.
한편 지난 24일 오전 10시 31분께 경기도 화성시 소재 리튬전지 제조공장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최소 22명이 숨지고 중상자와 경상자까지 포함하면 총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22명의 사망자는 중국인 18명, 라오스인 1명, 한국인 2명,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국적 미상의 외국인 1명으로 파악됐다.
불은 아리셀 공장 11개 동 중 3동 2층에서 발생했으며, 3동에서 일한 67명의 근무자 중 22명이 불길을 미처 피하지 못한 채 건물 내부에 고립된 것으로 소방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불이 발생한 공장 3동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 5천여 개가 보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