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폭발음이 연달아 일어나며 시커먼 연기가 피어올랐다.
폭발 파편이 여기저기서 튀어 올라 무려 200m까지 날아갔다.
참혹한 현장, 생존자들은 눈물을 겨우 참아가며 긴박했던 대피 상황을 전했다.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오전 10시 31분께 공장 3동 2층 리튬 전지 포장 공정에서 발생한 폭발 화재는 4시간 40여 분 만인 오후 3시 10분에야 초진이 완료됐고, 25일 0시 42분께 대응 1단계 발령이 해제됐다.
공장에서 가까스로 몸을 피한 생존자들은 SBS '8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긴박했던 대피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동료들 생각에 살았다는 안도감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
불이 시작되기 직전, 월요일을 맞은 공장 내부는 분주했다고 한다.
해당 공장 1층에서 대피한 생존자 A씨는 "아침 시간이라 현장에서 장비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또 휴일 쉬고 나왔기 때문에 점검해 줘야 할 사항들이나 체크해야 할 사항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오전 10시 반 화재 발생 직후, 시커먼 연기는 삽시간에 공장 내부를 가득 메웠다.
2층 대피자 B씨는 "연기가 일반 불 나는 것처럼 서서히 차는 게 아니고 배터리 같은 경우는 2~3초 안에 순식간에 연기가 차오른다"라고 설명했다.
연기가 눈을 가려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었기에 밖으로 향하는 통로를 찾는 것은 더욱 쉽지 않았다.
B씨는 "연기가 너무 많이 나서 앞이 안 보여서 창문을 누가 열어놔 그쪽으로 뛰었다"라고 전했다.
연이은 폭발음과 거센 불길에 오도 가도 못하는 긴박한 순간, 눈앞에 열려 있던 2층 창문이 유일한 탈출구였던 건 B씨뿐만이 아니었다.
B씨는 "불길이 막 터지면서 나니까 그쪽으로 못 가서 사무실에 있던 분들이 그쪽으로 다 뛰어내렸다"라고 말했다.
생존자들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뛰어내릴 창문조차 찾지 못한 동료가 떠올라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연락이 안 되는 사람 중에서는 간절히 찾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입사할 때부터 같이 있던 사람들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피해자별로 부상 치료에 더해 일대일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유가족이나 피해자 가족들에 대해서도 심리치료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화재의 사상자나 실종자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 관련 국가와도 협조 시스템을 만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