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1일(금)

경찰 출신 남편이 수갑 채우고 폭행...죽기 전 이혼하는 게 소원이라는 80대 할머니의 사연

JTBC '사건 반장'


한 남성이 처자식을 수갑, 허리띠, 각목, 야구방망이 등을 이용해 수십 년간 폭행해 온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30일 JTBC '사건 반장'에는 네 남매 중 둘째라는 50대 여성 제보자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어린 시절부터 경찰 출신인 아버지에게 수갑, 각목, 허리띠 등으로 맞았다고 한다. 폭행 흔적 때문에 반팔이나 반바지도 못 입을 정도였다.


맞는 중 작은 소리라도 나는 순간에는 처음부터 다시 때렸다. A씨 아버지는 당시 경찰이었던 터라 집에 수갑이 있었는데 저항하지 못하게 수갑을 채우고 폭행해 입술이 터지고 멍이 들기 일쑤였다.


JTBC '사건 반장'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아버지는 "나 여기 시경 어디에서 근무한다. 가정사이니 당신들은 가라"고 말했고 경찰들은 "조용히 집안일 잘 해결하라"는 말만 남긴 뒤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A씨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어머니가 폭행을 당하는 것이었다.


A씨는 "어머니 입에 포대기 끈을 넣고 마구잡이로 둔기를 휘둘러 댔다"며 "당시 잘못 맞아 어머니의 손가락이 휘어졌고 잘 쓰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어느 날에는 아버지가 어머니의 뺨을 수십 대 때렸는데 이날 이후 어머니의 청력이 크게 손상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버지의 폭행은 외할머니가 보는 앞에서도 이어졌다. A씨는 "외할머니가 '내 딸 때리지 말고 차라리 날 때리게'라면서 오열하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아직도 그때 외할머니의 울부짖음이 떠올라 괴롭다"고 말했다.


폭행에 이유는 없었다. 그냥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가정폭력이 이어졌다고 한다. 50대가 된 A씨는 여전히 '아버지'라는 이름만 들어도 공포에 떨고 있다.


뒤늦게 제보를 결심한 이유는 치매에 걸린 80대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다. 


A씨는 "(어머니가) 이혼만 하고 죽게 해달라고 하신다"며 "그러면 내일 죽어도 소원이 없겠다고 하시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해 3월에는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맞고 추운 날씨에 집에서 쫓겨났고 A씨에게 도움을 요청해 왔다고 한다.


이에 참다못한 A씨가 아버지에 이혼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혼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아버지는 "내 호적에 이혼이라는 빨간 줄이 생길 수 없다"며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폭행은) 자식들 잘되라고 때린 것"이라는 황당한 말을 늘어놨다고 한다.


사건반장은 A씨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입장을 물었지만 돌아오는 건 폭언뿐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가정사'라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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