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간 한강 나들이객의 소지품을 훔쳐 중고 거래 시장에 판매해 온 고등학생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소풍을 나온 시민들의 물건을 훔친 고등학생 A군 등 3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 일당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지난달까지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을 방문한 나들이객의 휴대전화, 가방, 지갑, 무선 이어폰 등 총 1천만 원 상당의 물품을 훔쳤다.
나들이객이 배달 음식을 받기 위해 돗자리를 비운 사이 서로 역할을 나눠 절도 범행에 나선 A군 일행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잔디밭에 CCTV가 많지 않다는 점과 붐비는 인파를 이용해 범행을 계획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훔친 물건을 중고 거래 플랫폼에 판매한 뒤 담배를 구매하거나 PC방 요금을 충전하는 데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2월 경찰은 A군을 먼저 검거했으나, 앞서 공범 여부를 함구한 A군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조사한 결과 같은 중학교에 다녔던 동창 2명과 함께 범행한 정황을 포착했다.
함께 범행한 2명은 A군이 검거됐음에도 계속해서 절도 범죄를 저지르다 지난달 말 경찰에 붙잡혔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30여 명이나, 경찰은 피해자가 확인되지 않은 범죄를 추가로 조사 중이라고 밝히며 "일부에 대해선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등포경찰서는 최근 한강공원 일대에서 발생하는 절도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특별 순찰 활동에 돌입했다.
기존 지역 경찰 1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진행하던 순찰을 형사, 여성청소년, 교통 등 인력 30여 명을 투입해 나들이객 인파가 몰리는 주말 낮 시간대 특별 순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