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해 최북단 백령도 병원에서 산부인과 근무를 자청했던 70대 여의사가 건강 문제로 근무 3개월 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 1일 인천시와 백령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 백령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A(73) 전 과장이 건강 악화를 이유로 병원에 사직서를 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백령병원 산부인과 근무를 자청해 진료를 이어왔다. 서울에서 병원을 운영하다가 은퇴한 뒤 백령도 의료상황을 전해 듣고 아무런 연고가 없는데도 섬 근무를 자원했었다.
하지만 A 전 과장은 "몸이 좋지 않다. 건강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사직한다"는 의사를 병원 측에 전했다.
앞서 백령병원은 섬 근무를 원하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어 지난 2021년 4월부터 외래진료를 중단했다가 2년 8개월 만에 A 전 과장을 채용했다.
채용 당시 그는 기존 산부인과 전문의 연봉인 1억 원보다 훨씬 많은 2억 5천만 원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전 과장은 "건강 문제로 사직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 섬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가족이 계속 만류해 어쩔 수 없었다. (백령병원에 있는 동안) 모든 분에게 너무 감사했다"며 '한겨례'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의료원은 현재 백령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채용 공고를 낸 상태다. 하지만 지원자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령도가 속한 옹진군은 분만취약지 'A 등급'으로 분류된 곳이다. 분만 취약지 A 등급은 1시간 안에 분만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 접근하지 못하는 산모 인구 비율이 30%를 넘는 지역을 가리킨다.
앞서 옹진군은 지난 2015년 유인도를 포함한 115개 섬으로 이뤄진 지리적 이유로 산부인과가 백령병원에만 있는 탓에 분만취약지 A 등급으로 분류됐다.
한편 현재 백령병원에는 공보의 8명을 포함해 10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전문의가 배정된 과는 마취통증의학과와 정형외과 등 2곳이 전부다. 이외 내과, 신경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치과엔 전문의가 부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