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적장애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부당한 일을 겪었다며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 나온 '부당한 일'은 다른 장애 학생의 배변 처리를 사실상 강요했다는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2일 KBC광주방송은 진도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교 체육 특기생 A군의 유서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군은 새 학기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사망했다.
A군은 유서에서 자신이 다니던 기숙형 특수학교에서 겪었던 부당한 일 4가지를 기록했다.
그중 하나는 학교 측이 다른 장애 학생의 배변 처리를 돕게끔 했다는 내용이었다. A군은 이를 '인권 침해'라고 표현했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하기 싫은 일을 하게 됐다는 것으로,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범주에 포함될 여지가 있다.
경찰은 A군이 또래 학생의 배변 처리를 맡게 된 경위에 대해 집중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학교 측은 A군이 "자발적으로 또래 장애 학생을 도왔을 뿐 강요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A군의 상담일지에도 '다른 장애 학생을 돕는 걸 원하지 않으면 안 해도 된다'고 적혀 있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