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에서 일본 성인 비디오(AV) 배우를 초청해 패션쇼를 여는 콘셉트의 성인 페스티벌(K-XF)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여성단체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오후 수원여성의전화 등 7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와 30여 개 시민단체가 모인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수원역 문화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이들은 내달 20일 열리는 '2024 KXF The Fashion'에 대해 "여성의 신체와 성적인 행위를 성 상품화하는 '성인 페스티벌(K-XF)'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행사가 "성인 엑스포를 패션쇼로 둔갑시켜 '유사 성매매'로 볼 수 있는 행위를 조장한다"며 "K-XF는 여성을 전시하고 여성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등급을 나눠 입장권을 판매함으로써 여성을 착취해 이익을 얻으려 한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K-XF'가 남성 관점에서 폭력적인 성 산업을 확산시키기 위해 '자유로운 성'을 누릴 것을 부추긴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K-XF는) 성매매 문화를 정당화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와 왜곡된 성인식을 확산시켜 여성 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증폭시킬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여성의 성을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려는 K-XF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국 성인 콘텐츠협회가 주관하는 'K-XF'는 오는 4월 20~21일 이틀간 권선구 서둔동의 민간 전시장 수원메쎄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광명시에서 열렸으며 이번이 두 번째다.
성인 인증을 거친 입장객이 입장료를 내고 행사에 참여하면 일본 AV 배우들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 촬영을 하며 란제리 패션쇼를 관람할 수 있다.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광명시 행사에는 1000여 명이 참가했으며 이번 행사에는 1만여 명의 참가자가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수원시 관계자는 "민간 전시장에서 대관하는 것이어서 관여할 수는 없다"면서도 "청소년들 교육에 좋지 않은 영향이 예상되니 시민들이 참여를 자제했으면 하는 게 사실"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규탄 시위에 나선 단체 측은 "우리의 행동은 성평등 사회문화 확산으로 이어져 여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러한 문화가 확산되지 않도록 주시하고 이를 막기 위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