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판매점 계산대를 망치로 부수고 현금을 훔쳐 달아나던 10대들이 한 시민의 도움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유튜브 채널 '경기남부경찰'에는 지난 1월 25일 밤 11시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아이스크림 무인 판매점에서 발생한 사건이 소개됐다.
영상에는 이날 10대 A군 등 3명이 무인 판매점에 들어오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문 앞에서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한 명은 문 앞을 지켰고 다른 두 명은 가방에서 망치와 공구를 꺼내 들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이내 무인 판매점 계산기를 부수고는 안에 들어 있던 현금 23만 원을 챙겨 줄행랑쳤다.
이때 키오스크가 강제 개방됐다는 경보가 울렸고 경비업체가 즉시 출동했다. 경비업체 직원은 A군 뒤를 바짝 쫓았다.
그러나 이미 거리가 벌어졌고 혼자서는 무리라고 생각한 직원은 인근에 있던 시민들을 향해 "도와달라"고 외쳤다.
마침 인근 길거리에 차를 대고 서 있던 50대 김행남씨가 경비 업체의 도움 요청을 들었다.
김씨는 주저 없이 자신 쪽으로 달려오는 A군 일행 중 한 명의 몸을 낚아채 다리를 걸어 제압했다.
10대 용의자는 벗어나려 몸부림쳤지만 187cm인 김씨를 뿌리칠 수는 없었다.
곧바로 따라오던 경비업체 직원과 김씨는 A군 일행을 경찰에 넘겼고 곧이어 달아난 A군과 일행도 검거됐다. 경찰은 10대 3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절도범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 김씨는 "나한테도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내 가게다 생각하면 다른 사람이 그냥 지나갔을 때 얼마나 서운하겠냐"며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 같다"고 말했다.
위동섭 안산단원경찰서장은 범인 검거에 기여한 김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한편 최근 10대들이 무인 판매점에서 대범한 절도 행각을 벌이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설날에는 헬멧과 복면 등을 쓰고 제주 무인점포를 턴 10대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중·고등학생으로, 19차례에 걸쳐 모두 6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28일 인천시 부평구에서 14살 B군을 포함한 10대 4명이 무인 판매점 8곳에서 절도 행각을 벌였다. 이들은 계산기를 파손한 뒤 현금 수백만 원을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