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의료 현장에 혼란이 컼지고 있다.
필수의료 핵심을 맡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하면서 암수술, 출산, 디스크수술 등 긴급 수술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자칫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병원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들은 이날까지 전원 사직서를 내고 20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근무 중단을 선언했다.
세브란스 병원은 내부적으로 '전공의 총파업'을 가정한 채 수술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아산병원 또한 수술 일정 조정에 들어간 상태로 전해진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빅5 병원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역시 전공의 42명이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대전을지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은 정오를 지나 병원 측에 사직서를 모아 제출하기로 했다. 전북대병원 전공의 189명 전원도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상태로 전해졌다.
전공의들의 이러한 '사직서 제출 러시'로 인해 수술을 앞둔 환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빅5 병원 중 한 곳에서 오는 21일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던 한 암 환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술이 예정됐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더라"라며 "물어봤더니 월요일(19일)이 돼야 확실하게 알 수 있다더라. 입원해도 수술이 취소될 수 있다는 데 이게 말이 되냐"라고 호소했다.
쌍둥이 임산부는 "빅5 병원 중 한곳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기로 했었는데 하루 전 갑자기 연기가 됐다"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는 환자 보호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료계 집단행동 예고와 관련 "만성·경증환자가 의료기관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집단행동 기간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증응급환자들이 위협받는 상황을 초래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정부는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해 비상 진료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공의료 기관에서도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한다. 97개 공공병원 평일 진료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도 진료하도록 하겠다"라며 "12개 국군병원 응급실을 민간에 개방하고 필요시 외래진료까지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