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3일(일)

'푸틴 정적' 나발니, 시베리아 감옥서 돌연사..."이틀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알렉세이 나발니 / RUSSIAN FEDERAL PENITENTIARY SERVICE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던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감옥에서 사망했다.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비교적 건강했던 나발니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여러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에 따르면 나발니는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즈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이 응급조치했지만, 나발니의 사망을 확인했으며 절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나발니를 추모하고 있는 러시아 시민들 / GettyimagesKorea


나발니는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통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반정부 운동을 주도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앞장서면서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다.


반부패재단, 시민권리보호재단, 나발니본부 등 그가 설립한 단체들은 러시아 당국에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됐다.


2020년 8월에는 국내선 비행기에서 독극물 증세를 보인 후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독일 병원에서 치료받은 후 귀국하자마자 체포돼 구속기소된 그는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2021년 1월부터 복역 중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GettyimagesKorea


나발니가 사망한 제3 교도소는 추위 등 혹독한 환경으로 악명 높아 '북극의 늑대'라고 불린다.


당초 그는 모스크바에서 약 235km 떨어진 멜레코보에 있는 제6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지난해 12월 이 교도소로 이감됐다.


이에 나발니의 측근들은 러시아 당국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를 격리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니의 측근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나발니의 사망에 관해 확인된 것이 없다"며 변호사가 상황 파악을 위해 교도소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오니트 솔로비요프 변호사는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에 "이틀 전(14일) 나발니를 면회했는데 그때는 모든 것이 괜찮았다"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4년 2월 16일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 소식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나발니의 사망에 서방은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나발니 사망 소식에 격분했다며 "푸틴은 우크라이나 등 다른 나라의 국민을 공격할 뿐 아니라 자국민을 상대로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라고 푸틴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어 "푸틴은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 푸틴 책임이다. 나발니에게 일어난 일은 푸틴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푸틴이 자국민의 반대 의견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은 없다. 독재에 용기있게 맞서는 사람들의 자유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함께 결단하자"고 촉구했다.


옌스 스톨텐 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깊은 슬픔과 혼란을 느낀다. 우리는 모든 사실을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러시아는 그의 죽음에 대한 모든 심각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