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필리핀 가서 '원나잇' 했다가 5억 뜯긴 한국 남성, 그 이유가 놀랍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늘길 재개된 가운데 필리핀 여행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코로나19 이후 하늘길이 열리며 해외여행이 재개됐다. 여행객들의 수요가 한 번에 폭발하며 공항에는 연일 출국하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다만 필리핀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은 다소 주의가 필요할 듯하다. 현지에서 한국인을 표적 삼는 '셋업'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셋업이란 미리 정한 대상을 함정에 빠뜨리고 석방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방식이다. 범죄자들은 특히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미성년자를 접근시켜 성매매를 하게 하고 경찰 신고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는 수법을 자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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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코로나19 사태 후 관광길이 끊기면서 한동안 뜸하던 필리핀 셋업 범죄가 관광 재개와 함께 다시 고개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필리핀으로 출국한 한국인은 16만 817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254명) 대비 5068% 폭증했다.


필리핀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셋업 범죄가 기승을 부렸다. 2017년 1월부터 이달까지 셋업 범죄 관련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국내 수사를 거쳐 판결까지 내려진 사건은 총 9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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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업 범죄, 드러나지 않은 사건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


수치로만 보면 적은 듯 보이지만 신고를 꺼리는 성매매 특성상 알려지지 않은 사건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3일 경찰 관계자는 "셋업 범죄는 수사기관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건이 대부분인 범죄"라고 설명했다.


과거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세부 분관은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홈페이지를 통해 '셋업 범죄를 조심하라'는 공지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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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셋업 범죄가 판을 치게 된 걸까.


필리핀이 셋업 범죄의 온상이 된 배경은 복합적이다. 필리핀 사정에 밝은 복수의 경찰 관계자들은 "지리적 인접성, 유흥 문화의 발달, 뿌리 깊은 부패, 자유로운 총기 사용 등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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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현지 교민이 중심이 된 셋업 일당은 사전에 현지 여성과 현직 경찰을 섭외한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에 '황제관광'으로 불리는 성매매 여행상품을 광고한 뒤 피해자를 유인한다.


이후 경찰은 호텔을 덮쳐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피해자를 체포해 유치장에 구금한다. 이들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일당은 "합의를 하지 않으면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거들며 돈을 뜯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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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한국인에게 성매매 누명 씌운 피의자, 국내 송환돼


한편 필리핀에서 한국인에게 성매매 누명을 씌운 뒤 금품을 뜯어낸 피의자가 현지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이는 대표적인 셋업 범죄에 해당한다.


지난 19일 경찰청 관계자는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혐의를 받고 있는 40대 A씨를 현지에서 체포해 20일 국내로 송환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5월 일당 3명과 함께 사업가 B씨를 필리핀으로 초청했다. 그후 B씨의 숙소에 10대로 추정되는 여성을 몰래 들여보내고 필리핀 경찰에 B씨를 미성년자 성매매로 신고한 뒤 석방을 대가로 5억 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일당 중 한 명은 지난 2017년 필리핀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 명은 현지에서 검거돼 송환 절차에 있으며, 나머지 한 명은 경찰이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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