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2년 6개월 만에 열린 일본 하늘길, 가격 보니 '허걱'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6개월 만에 무비자 여행을 허용한 가운데 일본행 항공권 가격이 끝없이 치솟고 있다.
일본이 무비자 입국을 공식 허용한 첫날인 다음 달 11일 인천에서 출발하는 3박 4일 일정의 왕복 항공권 가격은 28일 네이버 여행정보 기준 '인천~오키나와' 75만 4700원, '인천~도쿄(하네다)' 74만 5800원, '인천~도쿄(나리타)' 72만 6287원, '인천~오사카' 51만 4100원, '인천~후쿠오카'는 37만 300원부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12일 출발하는 3박 4일 일정의 '김포~도쿄(하네다)' 왕복 항공권은 최대 192만 원 선까지 치솟았다.
이는 일본행 항공권 수요가 폭증하며 항공권 가격이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무비자 입국 허용 전 일본 왕복 항공권 가격은 20~50만 원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셈이다.
일본행 항공권은 일본 자유여행 및 무비자 입국 허용 발표 직후인 지난 23일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저렴한 등급의 항공권 위주로 판매가 먼저 이뤄지고 비싼 등급의 좌석이 남으면서 항공권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사들, 일본 여행 공급 늘리기 위해 주요 노선 증편
국내 항공사들은 여행 수요에 맞춰 일본 주요 노선을 증편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30일부터 주 10회 운항 중인 인천~나리타를 12회로 늘린다. 이어 오사카는 주 7회에서 10회로, 후쿠오카는 주 3회에서 7회로, 나고야는 주 2회에서 3회로 증편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증편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일본 노선의 운항률을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40% 수준까지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하계 스케줄 기준으로 일본 노선을 주간 총 143회 운항했지만 코로나19와 한일 양국 간 무비자 여행 협정 폐지로 노선을 줄이며 현재는 주 29회 운항 중이다.
LCC 항공사들도 일제히 일본 노선 규모를 늘린다. 제주항공은 도쿄(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노선에 대해 인천 출발의 경우 매일 2회, 부산 출발의 경우 주 7회 일정으로 증편 운항한다.
에어서울도 27일 인천~나리타를 시작으로 다음 달 30일부터는 인천~오사카·후쿠오카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진에어도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기존 주 3회에서 주 7회로, 인천~나리타·오사카 노선은 7회에서 14회로 늘리며 티웨이항공도 다음 달 14일부터 인천~후쿠오카·도쿄·오사카 노선을 주 4회에서 주 7회로 증편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 이전까지 일본, 국제선 여객 20% 차지하는 '1위 노선'
한편 일본 여행의 본격 재개에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항공업계다. 일본 노선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전체 국제선 여객의 20%를 차지하는 '1위 노선'이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2019년 일본 노선은 전체 국제선 여객 수송의 20.9%를 차지하며 단일 국가 노선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성장을 계속하던 중국 노선이 20.4%로 추격했지만 일본을 넘어서지 못했다. 일본 노선은 2018년에는 전체 국제선 여객 수송의 24.8%로 국제선을 이용한 4명 가운데 1명은 일본 노선을 이용했다.
이 때문일까. 일본 여행에 대한 한국인의 높은 관심은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7월 일본 관광청은 후생노동성의 입국자 건강 확인 시스템(ERFS) 데이터를 인용해 '향후 외국인 관광객 신규 입국 희망자 수'를 발표했다.
7월 22일 이후 신규 입국 희망자 수(7월 21일 오후 6시 기준)는 한국 5134명, 태국 1344명, 미국 1088명, 프랑스 517명, 인도네시아 373명 순으로 나타났다.
ERFS는 여행자 개인 정보와 일본 현지 체류 장소 등을 사전에 입력하는 시스템으로 일본 비자 발급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실제 입국 여부가 명확하지 않고 관광 등 입국 목적별 통계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한국은 2위인 태국의 3.8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치로 1위를 차지하며 일본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국가별 방일 관광객 통계에서는 당시 노재팬 여파에도 불구하고 한국(558만 4597명)이 중국(959만 4394명)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