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알리는 외국인 노동자다. 알리는 불법 체류 이주민으로 나와 한국인들과 경쟁을 했다.
이러한 알리의 캐릭터가 인종차별적인 역할이라는 논란이 해외에서 일어났다. 한 해외 시청자가 '오징어 게임' 속에 등장한 알리를 특정 인종을 조롱하는 인종주의적 캐릭터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시청자의 주장에 해외 시청자들끼리 인종차별이냐 아니냐에 대한 주제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일 우자 안야(Uju Anya)라는 한 대학 언어학 교수의 지적이 트위터에 올라오고 나서부터다.
우자는 알리에 대해 "오징어 게임에서 한국인이 아닌 유일한 메인 캐릭터인데 영상 내내 자기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선생님'이라는 표현과 '감사하다'라는 표현을 쓰는 등 복종하는 모습을 보이는지 모르겠다"라고 의문을 표했다.
우자의 말은 9일 기준 트위터 내에서 5248개의 좋아요와 1.2만 개의 리트윗을 받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심지어 많은 이들이 우자의 의견에 동조했다.
우자의 글을 본 일부 해외 누리꾼들은 "동남아인한테 외노자 역할밖에 못 맡기는 게 인종차별이다", "알리 캐릭터가 순종적이고 이용만 당하는 게 인종에서 오는 차별", "한국의 인종차별 잘 봤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그의 말을 옹호했다.
이 같은 논란에 화가 난 건 국내 시청자들이었다. 한국 누리꾼들은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 문화는 무관하다며 반박하는 글을 SNS에 남기고 있다.
그들은 "대부분의 아시아 언어가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을 표하기 위해 '선생님' 등의 표현을 말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보여준 게 왜 혐오냐"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그럼 흑인이 차별 당한 영화를 만들면 인종차별 영화인 거냐", "이래서 해외에는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이 안 나오지", "외노자의 현실인데 인종 차별이라고 한 거면 외노자 현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 아님?", "오히려 국내에 있는 인종차별을 보여준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등의 댓글을 남기며 알리의 역할이 인종차별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몇몇 누리꾼들은 "(드라마를 보면) 누가 봐도 외국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비판하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지는데 인종차별이라 하는 건 뭐지", "나이가 가장 어리니까 존대해야지 뭐라는 거야", "노예 23년 보면서 왜 흑인들이 노예로 묘사되냐고 욕할 듯"이라고 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 속에서 알리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한국에 들어온 파키스탄 남성이다.
그는 일하는 도중 산재를 당했지만 사장이 병원비는커녕 집으로 돌아갈 여비도 마련해 주지 않아 큰 사고를 쳤고, 계속되는 힘든 나날에 잘 살기 위해 그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오징어 게임에 참여한다.
한편 오징어 게임의 알리 역할을 맡은 아누팜 트리파티의 과거 이력이 주목을 받았다. 아누팜은 지난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외국인 장학생 프로그램으로 참여하며 처음 한국어를 배웠다.
그는 2014년 영화 '국제시장' 스리랑카 노동자를 시작으로 2016년 영화 '아수라',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등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 주로 외국인 노동자 단역으로 출연한 그를 주의 깊게 본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에서 알리 역할로 등장시켰다.
아누팜 트리파티는 아이러니하게도 알리와 정반대되는 인도의 브라만이라는 최상위 카스트 계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