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21일(목)

기성용 공백이 그대로 느껴졌던 바레인전 미드필더 패스 미스 장면

뉴스1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자칫 낭떠러지로 떨어질 뻔했다. 승리라는 결과에도 활짝 웃기 힘든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기성용의 빈자리를 여실히 느꼈다.


22일(한국 시간) 축구 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막툰 빈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2대1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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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4-2-3-1 전형을 꺼내들었다. 센터백 앞에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하며 공을 안정적으로 소유하고, 점유율을 높여 상대에게 돌아갈 기회를 차단하겠다는 의도였다.


반면 양쪽 풀백은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전진해 크로스 기회를 노렸다. 바레인의 밀집 수비를 부수기 위한 맞춤 전술이었다.


문제는 기성용이 정상 컨디션으로 출전할 때와 경기 내용이 큰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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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대표팀에서 후방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하는 선수다. 뛰어난 탈압박 능력과 정확한 롱 패스로 공을 순식간에 공격 지역으로 보낼 능력이 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직접 공을 운반해 공격 지역으로 전진,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기성용이 이러한 임무를 수행할 때 정우영은 그의 옆에서 조금 더 수비에 전념하는 등 제한적인 역할을 부여받아왔다.


그러나 그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역할을 분담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한국 중원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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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벤투 감독은 기성용 자리에 황인범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손흥민을 기용했다.


미드필더들은 여러 차례 패스 면에서 난조를 보이며 고전했다. 특히 정우영의 경우 안정적인 횡패스에서는 무난한 모습을 보였지만 전진 패스는 계속해서 바레인 수비수들에 차단당했다.


전반 20분 이청용에게 투입하려던 패스의 강도가 약해 끊긴 장면이 대표적이다.


경기 전체를 지배하던 기성용과는 다르게 더 많은 역할을 부여받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드필더의 패스 미스는 곧바로 실점 위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이 같은 장면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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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바레인처럼 선수비 후역습 콘셉트를 확실히 하고 나온 팀에게는 더욱 그렇다.


앞으로 상대할 카타르 역시 역습에 능한 팀이다. 역습 전개 능력에 있어서는 바레인보다 몇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목표는 우승이다. 지난 경기처럼 중원에서의 패스 미스가 많아서는 아시아의 강호들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벤투 감독의 전술이 효과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서 미드필더들의 분투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