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21일(목)

친정팀 강등됐는데 의리 지키려 '이적'대신 '재계약'선택한 국가대표급 축구선수

Facebook '전남 드래곤즈'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축구 팬들 사이에서 국가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 미드필더 한찬희가 재계약을 맺었다.


소속팀의 2부 리그 강등에도 계약 연장을 선택한 그의 의리가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전남 드래곤즈는 "한찬희와 계약 기간을 연장해 2021년까지 함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한찬희는 당초 상주 상무를 지원했다"면서도 "구단의 끈질긴 구애 끝에 전남과 계속 함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찬희는 전남 유소년 시스템이 낳은 걸작으로, K리그 팬들 사이에서 일명 'S급'으로 평가받는 선수다.


Facebook '전남 드래곤즈'


기성용이 나온 순천 중앙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광양제철중-광양제철고에서 성장한 전남 드래곤즈의 '원 클럽 맨'이다.


1997년생으로 어린 나이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해 어느덧 프로 3년 차가 됐다.


축구 인생 전부를 전남 드래곤즈와 함께 해온 것이다.


그런데 올 시즌 전남이 K리그1서 12위에 머물며 다음 시즌 강등을 확정 짓자 그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팀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찬희라는 선수의 개인 능력은 최상위권 팀에서도 충분히 주전 멤버로 활약할 정도였기 때문.


Facebook '전남 드래곤즈'


실제 전남 강등 직후 국내외 여러 클럽이 그를 노린다는 루머가 돌았다. 공격형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 가능한 멀티 능력과 뛰어난 조율 능력, 과감한 전진 패스 능력 등 활용도가 높은 그를 탐낸 것이다.


그러나 한찬희는 지난 3년간 자신의 성장을 위해 기회를 준 친정팀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전남은 나를 이만큼 성장시켜준 팀이고, 나에게 큰 꿈을 꾸게 해주는 팀"이라며 재계약을 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비록 2부로 강등되었지만 어려운 시기에 팀과 함께 하는 게 도리인 것 같다"면서 "내년에는 전남이 2부에서 출발하지만 시즌이 끝날 때는 우승컵을 들고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승격의 주인공이 되고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찬희는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U-20 대표팀 시절 주장을 맡아 활약할 정도로 신뢰를 받은 바 있다.


최근 그는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김학범 감독의 48인 명단에 선발돼 구슬땀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