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기세가 오른 한국 축구.
비록 U-23 대회였지만, 이 대회에서 주축을 이뤘던 손흥민·황의조·이승우·황인범·김문환·김민재는 성인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포함된 성인대표팀은 오는 7일과 11일 각각 코스타리카와 칠레와 맞붙는다. 중남미의 강호와 맞붙기 때문에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한국은 오는 10월·11월 A매치 일정도 확정했다. 10월에는 우루과이와 파나마와 맞붙고, 11월에는 호주와 우즈베키스탄과 대결한다. 한국이 쉽게 얕볼 수 없는 상대인 만큼 전력을 가다듬고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하나의 '유럽팀'도 없다는 사실은 다소 의아하다.
축구팬들은 보통 '강팀'에 속하는 유럽팀과 경기하는 것을 선호한다. 강한 상대와 맞붙어야 실력이 올라가는 것도 있고, 스타 선수들이 더 많은 유럽팀과 경기하는 것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새로 선임된 벤투 감독과 함께 대표팀 '실력 향상'에 주안점을 두겠다던 대한축구협회는 왜 유럽팀과 경기 일정을 잡지 않았을까. 유럽팀의 초청비용이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다소 높기는 하지만, 이것은 그 이유가 아니었다.
유럽팀과 경기 일정을 잡지 못한 이유에는 바로 'UEFA 네이션스 리그'가 있다.
'UEFA 네이션스 리그'는 유럽축구연맹이 주최하는 '국가대표 리그 경기'이며 2년 주기로 열린다. 2018-2019시즌 동안 열리고, 다음 대회는 2020-2021시즌에 열린다.
55개국의 UEFA 회원국이 참가한다. 실력에 따라 A부터 D까지 4개의 리그로 나뉘어 있으며, 3번의 스테이지를 거쳐 우승팀을 가른다.
리그A에는 독일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잉글랜드,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네덜란드 등 전통의 강호들이 이름을 올렸다. 리그B에는 스웨덴, 덴마크, 체코, 터키 등 월드컵 16강 수준의 팀들이 모여있기도 하다.
리그 사이에 승강제도도 있고, '유로 대회' 진출권도 걸려 있을 정도로 아주 중요한 대회다.
'UEFA 네이션스 리그'는 수준 향상과 A매치 평가전 활성화를 원하는 유럽 내 축구계의 요구에서 비롯됐다.
유럽 팀들에게는 좋은 대회지만, 한국을 비롯해 유럽과의 평가전을 통해 실력을 점검하는 팀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리그가 끝날 때까지는 유럽팀과 A매치를 잡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한국은 칠레,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등 월드컵 16강 이상의 수준을 가진 팀들과 평가전을 추진했다.
비록 칠레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지만, 코파 아메리카에서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두 번이나 준우승에 머무르게 한 팀이다. 우루과이는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따돌리고 8강에 오른 팀이다.
코스타리카는 비록 예선 탈락했지만, 같은 조에 브라질과 스위스에 밀렸을 뿐이다. 새로운 감독과 항해를 시작한 한국에게는 더없이 좋은 상대다.
다가오는 A매치 기간 동안 한국이 보여줄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