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AI 규제 소극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AI를 악용한 생물무기가 코로나19를 능가하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력한 규제 마련을 주문했다.
4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게이츠가 런던에서 열린 FT 'AI 미래 서밋'에 참석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게이츠는 이날 AI의 가장 시급한 위협으로 생물무기 제작과 사이버공격 악용 가능성을 지목했다. 그는 특히 일부 개방형 AI 모델의 경우 안전장치와 감시 기능을 제거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 / GettyimagesKorea
그는 AI가 생물무기 제작 등에 사용돼 생물보안 사고가 터지면 그 피해 규모가 코로나19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이츠는 AI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위험을 차단하고 사고에 대응할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미국 정부의 미온적 자세 때문에 국제사회의 AI 규제와 감시 노력이 표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이츠는 "미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대응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며 미국 정부의 적극적 동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개입보다 기술업계의 자율규제를 선호하는 입장이다. FT에 따르면 그는 주요 20개국(G20)의 AI 지침 마련 움직임도 세계주의적 책략이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츠는 자율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반박했다. 수많은 기업이 AI 개발에 뛰어든 만큼 정부 차원의 해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AI 모델의 안전장치와 감시 기능에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외부 기관의 검증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게이츠는 사이버공격에 악용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을 줄이기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공기·하수·혈액을 대규모로 감시해 AI 악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을 조기에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는 AI 모델 자체가 통제를 벗어나는 문제도 심각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게이츠는 AI 위험 대비와 함께 의료 분야 등에서 활용을 확대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약 개발을 지원하고 병원 진료 대기시간을 단축하는 등 AI의 긍정적 효과를 실현해야 한다며 "좋은 일이 저절로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사회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상황에서 억만장자와 초고액 자산가에 대한 과세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