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압승' 美민주 "이란 전쟁 끝낸다" vs 트럼프 "다시 하라고 해도 전쟁 할 것"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둔 가운데, 4일(현지시간) 워싱턴 정가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를 예고한 반면, 참패한 공화당은 책임 소재를 놓고 내분 양상을 드러냈다.


AP통신이 이날 오후 2시 집계한 결과, 민주당은 상원에서 54석, 하원에서 237석을 확보했다. 공화당은 상원 44석, 하원 139석에 그쳤으며, 상원 2석과 하원 59석은 개표가 진행 중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전쟁을 끝낼 것"이라며 의회의 예산 권한을 활용해 이란 전쟁 종식을 선언했다.


GettyImages-2277503889.jpg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왼쪽)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 GettyimagesKorea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하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100% 자회사'처럼 움직이던 시절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무모하고 값비싼 '선택에 의한 전쟁'을 끝내고, 트럼프 관세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섣부른 정치 공세보다 실리를 택하는 모습이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탄핵 얘기를 꺼낸 의원은 한 명도 없다"며 생활비와 책임 추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슈머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물가와 부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부는 책임 공방으로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JD 밴스 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가 진 이유는 전쟁"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전쟁이 앞으로 6년간 상원을 잃을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 보라"고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과 처음으로 거리를 뒀다. 2028년 대선 유력 주자인 밴스 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다시 하라고 해도 전쟁을 할 것"이라며 자신의 정책을 옹호했다. 밴스 부통령의 글에 대해서는 "그가 그럴 줄 알았다"고 하면서도 "그가 (2028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GettyImages-2302456212.jpg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트럼프 대통령은 패배 책임을 후보들에게 돌렸다. 그는 "내가 투표용지에 있었다면 이겼을 것"이라며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 진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RINO(무늬만 공화당원)"라고 비난했다. 폭스뉴스에도 패배의 책임을 돌렸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공화당의 한 거물 로비스트는 이번 결과를 "트럼프에 대한 거부"라고 평가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음 주 열리는 공화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와 짐 조던 법사위원장이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참패를 계기로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이후'를 둘러싼 경쟁이 벌써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