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김건희에 명품 선물 혐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1심 무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제공 혐의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30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김 의원의 배우자 이 모 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의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김 의원이 배우자와 공모해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혐의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김 의원이 가방 전달에 관여했을 가능성이나 경우의 수는 추론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김 의원의 공모나 전달 사실을 직접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없고, 관련자 진술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의원의 관여를 통해서만 가방 전달이 가능했다면 유죄를 인정할 수 있겠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그렇게 보기 어렵다"며 "이 씨가 남편의 관여 없이 직접 직원이나 측근에게 전달을 지시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씨가 가방 구매 시 사용한 가족카드의 결제 계좌는 국회의원 급여 계좌였지만, 재판부는 해당 계좌를 이 씨가 단독으로 관리·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가방 구매와 관련해 부부가 함께 논의했을 가능성을 인정할 객관적 정황이나 증거가 없다며 김 의원의 공모·가담 혐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이 씨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여당 당대표 선출 등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의 포괄적 직무와 관련해 대통령 배우자인 김 여사에게 가방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며 "결코 대통령 지위나 직무와 무관하게 수수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권 주자 / 뉴스1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재판부는 "가방 교부 일시와 함께 제공된 편지 내용을 보면, 가방이 당대표 선거에서 김 의원의 당선 과정에 대통령의 도움이 있어 답례로 배우자 김 여사에게 교부됐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 여사와의 친분으로 인한 의례적 선물이라는 이 씨의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둘 사이 친분이 사전에 형성됐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의례적 차원에서 사회상규상 정당하게 수수된 물품이라면 그 수수 역시 정상적 방법으로 이뤄졌을 것이고, 전달 경로나 경위를 상세히 밝혀야 하는데 이 씨는 전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일시나 경위, 관련자 등 일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씨에 대한 양형 이유를 밝히며 "공직자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의원의 배우자로서 위법성의 부적절함을 잘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정당한 선물이었다고 주장했다"면서도 "금품 가액이 매우 고액이 아닌 점, 감사 표시를 넘어 부정한 이익을 취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 부부는 지난 2023년 3월 17일 김 여사에게 시가 267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손가방(클러치백) 1개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도움을 받은 대가로 가방을 건넸다고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결심공판에서 김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이 씨에게 징역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