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대우건설 "조건 바꾸고 3주 내 받아들이라니"... 체코 원전 협상 종료에 반발

대우건설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 종료에 반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계약 조건을 바꾼 뒤 충분한 검토 시간 없이 3주 안에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처음 건설되는 원전 모델에 공사비 총액을 미리 확정하는 방식을 적용하면 시공사가 과도한 위험을 떠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30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한수원의 협상 종료 발표에 대한 입장자료에서 지난 7일 변경된 계약 조건을 구두로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대우건설 제공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 대우건설


사업의 안정적인 수행을 위해 협의를 이어왔지만, 충분한 설명과 협의 없이 3주 안에 변경 조건을 수용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은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약 조건 변경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협의 없이 3주 내 수용을 요구하는 것은 민간기업의 경영 안정성과 존립을 위협할 수 있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온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공사비와 계약 방식 등 주요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이 문제 삼는 또 다른 핵심은 공사비 총액을 미리 확정하는 계약 방식이다. 설계 경험과 실적이 쌓인 APR1400과 달리,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APR1000에는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 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은 설계가 구체화되면 필요한 자재와 작업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설계에 관여할 수 없는 시공사가 공사비를 추가로 받지 못한 채 늘어난 부담의 상당 부분을 감당하도록 하는 조건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 한국수력원자력


변경 조건을 검토하기 위해 협상 시한을 오는 12월 31일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설계 오류에 대한 책임 범위를 두고도 양측의 설명은 엇갈린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이 수행한 설계에 오류가 있더라도 시공사가 이를 발견하지 못하면 책임을 지는 조건이 제시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수원은 시공사에 해당 공사 범위의 의무와 책임만 요구했으며, 부당하게 위험을 떠넘기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은 충분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계약금액 조정 요구에도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15개월간 실무회의 78회와 이견조정위원회 11회, 최고경영자 면담 2회 등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금액 조정 요구도 외부 전문기관의 검증 등을 거쳤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 경주 본사 전경. 한수원 제공한국수력원자력 경주 본사 전경 / 한수원


협상 기한을 더 늘리지 않은 이유로는 체코 정부·발주사와의 신뢰 유지와 공정 지연 우려를 들었다. 국내와 아랍에미리트 원전 사업에도 총액확정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대우건설이 컨소시엄 명의로 배포한 입장문에 대해 자사와 사전 협의 없이 배포된 자료로, 공식 입장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별도로 체결한 원자로설비와 터빈발전기설비 공급계약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회사는 관련 공시에서 설계·구매·제작 준비 등 기자재 공급 업무를 예정된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경쟁입찰을 통해 내년 7월까지 새로운 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컨소시엄에도 입찰 참여 기회는 열려 있다. 대우건설은 합리적인 계약 조건과 협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협상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