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출차' 누르면 로봇이 차 가져다줘요... 현대차그룹이 실제 아파트에서 선보인 기술

아파트 세대 내 월패드로 출차를 요청하자 주차로봇이 약 3분 만에 차량을 출차구역으로 옮겼다. 이중주차된 차량을 재배치하고, 잠시 꺼낸 차량을 다시 주차하는 작업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실제 아파트 주차장에서 공개한 주차로봇 서비스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9일 경기도 시흥시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에서 공동주택 주차로봇 시연회를 열고 현대자동차·현대위아·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추진 중인 실증사업의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사업은 실제 공동주택의 50면 이상 규모 주차공간에서 주차로봇을 운영하며 기술과 서비스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국내 첫 사례다. 연구시설이나 별도 시험장이 아닌 주민들이 생활하는 아파트에서 주차로봇의 실제 운영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진 2) 월패드를 통한 출차 시연 모습.png월패드를 통한 출차 시연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월패드와 연동한 자동 출차 기능이다. 거주자가 집에서 출차를 요청하면 주차로봇이 주차된 차량을 출차구역으로 이동시킨다.


차량의 입차와 출차 요청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도 구현했다. 여러 차량의 이동 요청이 겹치는 환경에서도 주차로봇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이중주차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도 선보였다. 주차로봇이 차량을 이동·재배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차량 이동에 필요한 공간을 줄이고, 한정된 주차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차량을 잠시 꺼냈다가 다시 주차하는 '임시출차' 기능도 시연했다. 출차를 요청한 뒤 차량을 이용하지 않거나 차 안에 있는 물건만 꺼내야 하는 경우를 고려한 기능이다. 주차로봇이 차량을 임시로 이동시킨 뒤 다시 주차면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현대차그룹은 단지 출입 차단기와 세대 월패드, 인공지능(AI) 기반 차량점검 시스템을 주차로봇과 연동했다. 이를 통해 차량 입고부터 보관, 점검, 출고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하나의 서비스로 운영할 수 있는지 검증했다.


(사진 3) 이중주차 해소 시연 모습.JPG이중주차 해소 시연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여러 대의 주차로봇을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관제 기술도 고도화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스마트 주차 관제 시스템 2.0'은 로봇별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고 차량 배차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최대 200대의 주차로봇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실증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적용에 필요한 기술과 운영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적용 범위도 공동주택에서 교통거점과 상업시설, 업무시설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주차로봇이 일반 아파트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까지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이번 사업 역시 스마트도시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 진행됐다. 현대차그룹은 관계기관과 함께 주차로봇의 안정적인 운영과 확산에 필요한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경기도, 시흥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관계기관이 참석해 실제 주거환경에서의 주차로봇 운영 과정을 살펴봤다.


정호근 현대차 미래전략본부 부사장은 "이번 실증은 주차로봇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로보틱스와 모빌리티 기술을 실제 도시공간에 적용하는 과정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주차공간이 사람과 모빌리티, 로봇, 도시 인프라가 연결되는 스마트도시의 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가능성을 구현해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