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7일(토)

10년 전 약속 지킨 간호사, "생면부지 환자에게 생명 나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가 10여년 전 맺은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을 지켜 백혈병 환자에게 새 생명의 기회를 선물했다.


최유리 간호사는 간호대학 재학 중 우연한 기회에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서약을 맺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최근, 최 간호사는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최 간호사는 망설임 없이 기증에 응했다.


조혈모세포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만들어내는 줄기세포다.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같은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들은 건강한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해서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이식 성공률이다. 기증자와 환자의 HLA 유전자형이 정확히 일치해야 하는데, 그 확률이 극히 낮다. 부모 간에는 5%, 형제자매 간에는 25%, 타인과는 약 2만분의 1(0.005%)에 불과하다.


0001881664_001_20261029104610445.jpg순천향대서울병원


최 간호사는 기증을 위해 사흘간 조혈모세포 촉진제를 투여받은 후 2박 3일 입원해 채집 과정을 마쳤다. 기증된 조혈모세포는 2~3주면 정상 수준으로 재생되기 때문에 기증자의 건강에는 큰 무리가 없다.


최 간호사는 기증 결심 배경에 대해 "얼마 전 친한 친구가 친오빠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모습을 보면서 조혈모세포 기증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친한 친구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는 것을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며 "마침 유전적 특성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나 소중한 생명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최 간호사는 "작은 실천이지만 환자분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9일 의료계는 최 간호사의 기증 소식을 전하며, 오랜 시간이 지나도 서약을 지킨 그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