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사상 첫 '여성 감독 3인 시대'가 개막했다.
올 시즌 아산 우리은행을 맡은 전주원 감독이 합류하면서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전체 6개 구단 중 절반인 3개 팀을 여성 지도자가 이끌게 되면서 WKBL 창설 후 처음으로 남녀 감독 숫자가 같아졌다.
WKBL 역사상 첫 여성 감독은 이옥자 감독이었다. 그는 2012년 구리 KDB생명을 지휘했다.
27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KB스타뱅킹 2026-2027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WKBL
이후 유영주 감독이 2019년 부산 BNK 초대 감독직을 맡았다. 여성 지도자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던 중 이번 시즌 3명의 여성 감독이 동시에 벤치에 앉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다.
지난 27일 열린 2026~2027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박정은 BNK 감독, 최윤아 인천 신한은행 감독, 전주원 우리은행 감독은 서로에 대한 애정과 경쟁심을 함께 드러냈다.
박정은 감독은 여성 감독으로서 느끼는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리그 유일한 여성 감독이라 감독 회의 때 혼자 있었고 외로웠다"며 "이제 3명이 되면서 꿈만 같다. 여자농구에서 여성 감독들이 계속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인물은 전주원 감독이다. 한국 여자농구의 레전드로 불리는 그는 세 감독 중 최고 연장자이자 농구 선배지만 감독으로는 이번 시즌 처음 시작하는 신인이다.
27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KB스타뱅킹 2026-2027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WKBL
오랜 코치 경력을 거쳐 사령탑에 오른 전 감독은 "코치와 감독은 완전히 다르다.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아 자리가 무겁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직 시즌 전이라 보여준 게 없어 걱정스럽다"면서도 "선수들이 나를 믿고 열심히 따라와 주고 있다. 초보 감독이지만 다른 5명의 감독들에게 배우면서 성장하겠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전 감독의 등장으로 특별한 사제 대결도 펼쳐진다. 전 감독은 과거 신한은행 코치 시절 최윤아 감독을 선수로 지도했다.
두 팀은 오는 11월 4일 시즌 개막전 상대로 만난다. 최윤아 감독은 스승에게 응원 메시지를 건네달라는 요청에 "지금 제 코가 석 자다"라며 웃었다. 최 감독은 "내가 감독을 먼저 시작했지만 배울 점이 훨씬 많다. 오히려 제가 응원을 받아야 할 것 같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27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KB스타뱅킹 2026-2027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감독과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WKBL
다만 경기장에서는 승부사 본능을 드러냈다. 최윤아 감독은 "개막전에서 우리은행과 붙게 돼 영광이다. 좋은 경기를 만들고 싶다"며 의욕을 내비쳤고, 전주원 감독은 "파이팅"이라는 짧은 말로 유쾌하게 답했다.
이들 여성 감독은 화제성을 넘어 실력으로도 인정받는다. 선수와 팬, 미디어가 꼽은 우승후보 3강에 박정은 감독의 BNK와 전주원 감독의 우리은행이 포함됐다.
우리은행은 자유계약으로 강이슬을 영입해 김단비와 강력한 원투펀치를 완성했다. BNK는 6개 구단 중 가장 풍부한 선수층을 앞세워 2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최윤아 감독은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신한은행을 재건하는 임무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