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즉석밥 브랜드 햇반 출시 30주년을 맞아 2028년 국내외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국내에서는 건강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을 확대하고, 해외에서는 한국식 밥문화를 앞세워 글로벌 즉석밥 시장 공략에 나선다.
26일 CJ제일제당은 지난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햇반 3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매출 목표는 소비자가 환산 기준이다.
햇반은 2023년 국내외 합산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약 1조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1996년 출시 이후 올해 말까지 30년간 누적 매출은 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햇반 생산 공정 / 사진 제공=CJ제일제당
햇반의 출발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선제적인 투자와 미래 식문화에 대한 구상이 있었다. 이 회장은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는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밥을 사 먹는 시대'를 준비했고, 그 결과 1996년 12월 국내 최초의 무균포장밥 햇반이 탄생했다.
출시 초기 햇반은 갑작스럽게 밥이 부족할 때 활용하는 비상식에 가까웠지만, 2000년대 들어 1~2인 가구 증가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일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햇반컵반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며 한 끼 식사의 편의성을 높였다.
최근에는 건강 관리와 영양 균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건강한 탄수화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햇반 잡곡밥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바탕으로 국내 햇반 즉석밥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10%대에서 지난해 30% 이상으로 확대됐다. 소식과 건강 관리 수요를 겨냥한 햇반 미니밥 3종도 선보였다.
진천BC 전경 / 사진 제공=CJ제일제당
오는 12월에는 신제품 '햇반 단백질 잡곡밥'을 출시할 예정이다. 100% 식물성 단백쌀을 적용해 계란 흰자 3개 이상에 해당하는 단백질 함량을 구현한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잡곡밥을 중심으로 건강과 영양을 고려한 제품군을 강화하고, 개인별 식생활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제품 경쟁력의 기반은 쌀의 품종과 원료 선정부터 도정, 무균공정, 패키징, 영양 설계까지 아우르는 연구개발 역량이다. 햇반은 1996년 무균화 포장밥 제조 기술을 시작으로 도정 및 산소 침투 차단 패키징 기술 등을 발전시켜 왔다. 다양한 곡물과 원물을 활용할 수 있는 진공가압살균 기술과 용기·공정 기술도 확보했다. 현재 해외 출원을 포함해 총 267건의 브랜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기존 곡물의 배합을 넘어 영양을 과학적으로 설계하는 기술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을 높이고 탄수화물과 칼로리를 조절하는 영양 설계 및 성형쌀 기술을 고도화해 소비자의 건강 관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사진 제공=CJ제일제당
국내 쌀 산업과의 상생도 이어간다. CJ제일제당은 지역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국산 쌀 수매를 확대해 왔으며, 지난해 수매량은 6만5000여톤으로 10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선천성 대사이상 환자를 위한 '햇반 저단백밥'도 2009년부터 생산하고 있다.
해외 사업은 한국식 밥문화 확산을 중심으로 확대한다. 햇반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멕시코 등 세계 6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2017년 비비고 브랜드로 미국 가공밥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최근 5년간 해외 매출은 연평균 약 3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8%에서 지난해 15%로 높아졌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소비자에게 익숙한 밥알이 흩어지는 형태와 차별화되는 '한국의 찰진 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비비고 스티키 화이트 라이스(bibigo Sticky White Rice)'를 대표 제품으로 육성하고, 현지 식문화와 취식 방식에 맞춘 한국식 밥 제품 및 일상 한식 메뉴로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해외 시장에서는 쌀을 빵 등 다른 탄수화물보다 건강한 선택지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미국 현지 조사에서 응답자의 34.6%는 '건강한 선택지'라는 이유로 쌀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햇반을 볶음밥과 스시, 롤 등 아시아 요리뿐 아니라 치킨과 스테이크, 부리토, 라이스볼 등에 곁들이는 탄수화물 식품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김숙진 식품마케팅팀 실장 / 사진 제공=CJ제일제당
미국 내 상품밥 시장도 상온 즉석밥과 냉동밥, 김밥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쌀을 먹는 미국 소비자 비중은 2023년 37%에서 지난해 45%로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고와 인플루언서 협업 등을 통해 'Sticks To Anything' 캠페인을 전개하며 현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만두에 이어 햇반을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의 대표 제품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밥은 한식 글로벌화의 기반으로서 밥이 바뀌면 사람들의 생활과 식문화를 바꿀 수 있다"며 "생활을 바꾼 밥의 혁신을 넘어 세계인이 밥을 즐기는 방식을 변화시켜 국내외 조 단위 사업 도약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