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로 휘발유와 경유를 대체할 연료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빠르게 자라고 재배 비용도 적게 드는 대나무를 이용하면 기존 석유 연료와 경쟁할 만한 가격으로 친환경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우스터공과대학(WPI) 연구진은 최근 대나무를 고온·고압으로 가공해 석유와 비슷한 액체인 '바이오 원유'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서스테이너블 에너지 앤드 퓨얼스(Sustainable Energy & Fuels)'에 발표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진이 사용한 방법은 '수열액화'라는 기술이다.
물을 이용해 식물성 원료에 높은 열과 압력을 가하는 방식이다. 원리는 대나무를 거대한 압력솥에 넣고 가열하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진은 대나무를 섭씨 300도의 고온에서 10분간 처리했다. 그 결과 별도의 촉매를 넣지 않고도 투입한 대나무 무게의 35.6%에 해당하는 바이오 원유를 얻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오 원유는 추가 정제 과정을 거쳐 휘발유나 경유 등을 대신할 수 있는 액체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수열액화 자체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그동안 다양한 식물과 유기성 폐기물을 연료로 바꾸는 연구에 활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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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대나무의 경제성이다.
기존 바이오연료는 옥수수 등 식량 작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재배 비용과 식량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걸림돌로 꼽혔다.
반면 대나무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척박한 땅에서도 비교적 잘 자란다. 비료 등 농업용 자원도 상대적으로 적게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면 바이오연료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연구진이 상업용 생산시설을 가정해 분석한 결과, 대나무 연료의 예상 생산비는 휘발유 1갤런에 해당하는 에너지 기준으로 최저 2.75달러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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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리터당 약 0.73달러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다만 이 가격은 생산시설이 충분히 상용화됐을 때를 가정한 계산 결과다. 실제 주유소에서 소비자가 지불하는 판매가격과는 차이가 있으며, 아직 상업적 생산을 통해 검증된 수치도 아니다.
환경적인 장점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대나무 연료를 생산하고 사용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기존 석유 기반 경유보다 크게 적을 것으로 분석했다.
대나무가 성장하면서 흡수하는 탄소와 땅속에 저장하는 탄소까지 고려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존 경유의 약 26분의 1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 에탄올과 같은 양의 에너지를 대나무 연료로 공급할 경우, 기존 옥수수 재배 면적의 약 13%만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역시 대나무 수확량과 연료 생산 효율 등을 가정한 분석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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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대나무 연료가 항공기와 대형 화물차처럼 전기 동력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운송수단에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팀코 우스터공과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나무가 미래 연료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대나무가 대규모 저탄소 액체 연료 생산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나무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과 대규모 생산시설 구축, 바이오 원유의 정제 기술 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