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0년 차 남편이 외도 상대 여성의 위자료를 대신 내줘야 한다며 아내에게 돈을 요구한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남편은 아내가 상간 소송을 제기한 뒤에도 외도 상대와의 관계를 이어가며 조롱 섞인 메시지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의 부정행위를 발견하고 이혼을 결심한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두 자녀를 둔 A씨는 지난해 초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낯선 여성과 수시로 통화한 내역을 발견했다. 상대 여성의 정체를 추궁하자 남편은 동갑내기 옛 동창이라고 해명했으나, 새벽 2~3시에도 한 시간 넘게 통화하는 모습에 A씨는 단순한 친구 사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A씨는 상대 여성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니 제발 선을 넘지 말고 연락을 끊어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다. 그러나 남편은 A씨가 문자를 보낸 날 밤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외박한 다음 날 아내에게 "오늘도 같이 있는데 문자가 안 오네요? 불안해서 어찌 있을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보란 듯이 저를 조롱하고 비웃는 문자에 온몸이 떨렸다"고 토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남편의 행동은 더욱 노골적으로 이어졌다. A씨의 생일은 물론 친정어머니의 병문안을 가기로 약속한 날에도 상대 여성을 만나러 간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자녀의 위치를 확인하는 애플리케이션에서 아이가 평소 가지 않던 장소에 있는 것을 발견했고, 확인 결과 상대 여성의 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그 사실을 안 순간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상대 여성을 상대로 상간 소송을 제기했다. 상대 여성은 소송 과정에서 남편과 오래 알고 지낸 친구 사이일 뿐이며 가끔 만나 식사하거나 차를 마신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적 대응에 나선 A씨에게 남편은 황당한 요구를 했다. 상간 소송에서 상대 여성이 위자료를 지급하게 되면 자신이 대신 돈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아내에게 그 돈을 달라고 한 것이다. A씨는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이 결혼은 완전히 끝났다"고 심경을 밝혔다.
A씨는 남편이 상대 여성의 위자료를 대신 지급하기 위해 부부 공동재산을 사용할 경우 이를 막거나 이혼 시 재산분할에서 문제 삼을 수 있는지, 남편을 상대로 이혼과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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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들은 배보람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남편의 메시지가 부정행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부정행위는 반드시 성관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문자 메시지나 통화 내역, 잦은 만남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간 소송 중에도 관계를 계속 이어갔다면 위자료 산정 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남편이 부부 공동재산을 외도 상대에게 넘기려는 경우 재산분할청구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배 변호사는 "남편이 부부 공동재산을 처분하거나 상대 여성에게 이전하는 행위는 막을 수 있다"며 "실제로 재산을 처분하기 전에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신청해 재산을 동결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편을 상대로 한 이혼과 위자료 청구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배 변호사는 "위자료는 혼인 기간과 부정행위의 정도, 혼인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고 설명하며, 부정행위의 경위와 기간,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른 원인과 책임, 당사자의 나이와 재산 상태 등 여러 사정을 법원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