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대 주주로 올라선 미국 유전자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를 앞세워 정밀 의료 분야 사업 확대에 나선다. AI·의료기기·디지털 헬스 역량에 유전체 분석 기술을 결합해 미래 의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엘리먼트는 서울에서 최신 시퀀싱 장비와 멀티오믹스 분석 솔루션을 선보이며 글로벌 연구자들과의 접점 확대에 나선다.
20일 삼성전자는 회사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이하 엘리먼트)가 이날 서울 RYSE 호텔에서 최신 멀티오믹스(Multiomics) 및 시퀀싱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는 'Shift Your Science' 로드쇼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고처리량 벤치탑 시퀀싱 장비 '비타리'를 시연하고, 멀티오믹스 분석 솔루션 '사이토스'의 첫 출하를 발표한다.
시퀀싱은 DNA 염기 서열을 읽어 유전정보를 분석하는 기술이며, 멀티오믹스는 DNA뿐 아니라 RNA와 단백질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유전정보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생체 내에서 유전정보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어 정밀 의료와 신약 개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지점도 유전체 분석 기술과 기존 사업 역량의 결합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 7월 엘리먼트의 시리즈 D 투자에 참여한 데 이어 지난 6월 시리즈 E 투자에 1억7500만달러를 추가 투입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AI와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쌓아온 역량에 엘리먼트의 유전체 분석 및 멀티오믹스 기술을 접목해 정밀 의료 분야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사진 = 인사이트
이번 로드쇼에서는 엘리먼트의 몰리 허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창립자와 마이클 프레바이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공동 창립자가 직접 참석해 기조 강연을 진행한다. 삼성서울병원 유전자종합연구소와 KAIST,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비롯해 일본 도쿄대학교, 가즈사 DNA 연구소, 호주 퀸즐랜드 공과대학(QUT), 인도 타타 메모리얼 병원 등 국내외 연구기관 관계자들도 연사로 참여한다. 이들은 임상시험 결과를 비롯해 암, 유전자 조절, 면역학, 농업 유전체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퀀싱과 멀티오믹스 기술의 활용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2017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설립된 엘리먼트는 DNA 시퀀싱 기술을 바탕으로 유전체 분석 정확도를 높이고 분석 비용을 낮추는 데 주력해 왔다. 2022년 중형 시퀀싱 장비 '아비티(AVITI)'를 출시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이번에 첫 출하를 발표하는 사이토스(Cytos)는 단일 세포의 형태와 단백질 발현, 전체 전사체(whole transcriptome)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동시에 분석하는 멀티오믹스 솔루션이다. 같은 세포에서 여러 생물학적 정보를 함께 측정할 수 있어 약물 투여에 따른 세포 상태 변화를 시점별로 비교하고, 복잡한 약물 반응 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가설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세포의 반응을 다각도로 파악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연구의 효율과 정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몰리 허 CEO는 "생물학 연구의 발전은 양질의 실험 데이터 확보에서 시작된다"며 "사이토스는 세포의 변화를 관찰하고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더 정확하고 정교한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분석 기술로는 풀기 어려웠던 다양한 생물학적 질문에 연구자들이 답을 찾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hift Your Science' 로드쇼는 서울을 시작으로 샌디에이고, 뮌헨, 보스턴, 스톡홀름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