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기찬이 전국 약국을 돌며 대표곡 '감기'를 부르는 공연을 펼치면서 약사 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기찬은 이달 들어 '전국으로 가는 약국 버스킹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강원 춘천, 서울, 대전, 충북 충주, 인천 등지의 약국을 찾아 무대에 올랐다. 이기찬의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일정에는 이달 말까지 대구와 부산, 인천의 약국에서 추가 공연이 예고돼 있다.
이기찬은 지난달 2002년 발표한 히트곡 '감기'의 리메이크 버전인 '감기(2026)'을 내놓으면서 신곡 홍보 차원에서 약국 버스킹을 기획했다. 공연에서는 '감기'를 포함해 2~3곡을 선보이며, 일부 현장에서는 관객들에게 비타민이 제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찬 인스타그램
초반에는 이기찬이 직접 약국에 공연을 제안했지만, 공연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현재는 전국 약국들의 섭외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감기찬(감기+이기찬)'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이기찬은 최근 제약회사로부터 광고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약사 사회 내부에서는 이런 약국 공연이 특정 약국의 광고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은 연예인의 약국 공연 자체를 막는 조항은 없지만, 약국 개설자가 소비자나 환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호객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일선 보건소는 약국 공연이 환자 유인 행위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기찬 인스타그램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가수의 공연이나 방송 출연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약국 내 공연이 고객 유치나 의약품 판매 촉진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연을 진행한 약국 중 일부가 약사회가 약물 오남용 우려를 들어 반대하는 창고형 약국이라고 지적하면서 "가수의 의도는 순수하더라도 마케팅 활동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은 싸게 많이 구입한다고 좋은 공산품이 아니다"라며 "필요한 시점에 복약 지도를 받아 올바르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