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아파트 '사랑으로', 촌스러운 로고에도 철학 고수하는 이유
전국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부영그룹의 아파트 브랜드 '사랑으로'. 타 건설사들이 앞다퉈 세련된 하이엔드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가운데서도, 부영은 굵직한 글씨체와 원앙 로고라는 독자적 색깔을 꾸준히 유지하며 눈길을 끈다.
'사랑으로'는 2006년 선보인 브랜드로,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순우리말 아파트 이름이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입주민들이 화목하고 사랑 넘치는 가정을 꾸리길 바라는' 경영 철학을 브랜드명에 담았다.
아파트 외벽마다 부착된 원앙 로고 역시 부부의 화목과 평화로운 가정이라는 의미를 상징한다.
'부영 사랑으로' 로고 / 부영그룹
부영은 한자 '애(愛)', '시(翅)', '앙(鴦)'을 결합한 '애시앙' 브랜드까지 운영할 만큼 원앙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하지만 일각에선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이라는 반응과 함께 디자인이 낡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화려하고 모던한 최근 주거 트렌드와 비교했을 때 로고와 외관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부 단지에서는 입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부영 로고를 제거하고 독립적인 명칭으로 교체한 사례도 있었다.
이런 의견을 의식한 부영은 브랜드 철학과 순우리말 정체성은 그대로 지키면서도, 외관 디자인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단지 구성을 재정비하고 건물 외벽 도색을 전면 교체하는 등 세련된 주거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부영이 고유의 브랜드 색깔을 고집할 수 있는 배경엔 독특한 사업 전략이 자리한다. 건설·토목업을 주력으로 하는 부영그룹은 재계 서열 22위에 오른 대기업이다.
부영그룹 홈페이지
1980년대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수익성 문제로 외면하던 임대주택 사업에 집중 투자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 지원과 미분양 위험이 낮다는 장점을 파악한 부영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고, 전국에 '사랑으로' 임대주택 23만 가구를 공급하며 탄탄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해외 시장 진출은 물론 관광·레저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부영그룹의 원앙 로고와 '사랑으로' 브랜드는 촌스럽다는 일각의 평가를 받으면서도 기업 철학과 역사를 담은 고유한 상징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