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0일(토)

김여정, 정부 대북 의료장비 지원에 "선의를 주제로 한 광대극"

북한 노동당 김여정 총무부장이 정부의 의료장비 대북 지원 계획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김 부장은 이를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8일 김 부장은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한국과 그 무엇을 주고받거나 엮일 일이 일체 없으며 마주 볼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 절대불변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번 담화는 정부가 평양 강동군병원에 보낼 의료장비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 제재 면제를 신청한 것을 겨냥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이번 지원 사업을 진행했고 지난 5월 제재 면제가 승인됐다.


조선중앙 TV(뉴스1)조선중앙 TV(뉴스1)


김 부장은 제재 면제 요청서에 북한의 의료장비 부족과 보건 상황 악화, 취약계층 필수 의료서비스 개선 필요성 등이 적혀 있다며 "우리 국가에 대한 모독이고 변종된 정치적 도발이며 우리의 국법을 거스르는 엄중한 주권침해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의 지원 의지에 대해서는 "'선의'를 주제로 한 또 다른 광대극"이라며 폄하했다.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우리 장병이 부상당한 사건도 거론했다. 김 부장은 이 사건을 근거 없이 '자작극'이라 주장한 뒤, 정부가 원하는 반응을 얻지 못하자 의료장비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논리를 펼쳤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국정감사 발언도 언급했다. 정 장관이 전날 국회 외통위 국감에서 지뢰 폭발에 대해 "아직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답변한 것을 두고, 김 부장은 "우리 공화국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했다"고 해석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 뉴스1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 뉴스1


김 부장은 정부가 의료장비 지원을 추진하는 목적이 남측의 '선의'와 이를 거부하는 북측의 모습을 대비시켜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담화에는 우리 정부를 "불량배들" "천성적인 바보들"이라 부르는 등 막말도 담겼다.


김 부장은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최대한의 존중과 배려, 진심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면서도 "조한관계의 적대적 성격은 결코 변할 수 없다"는 상반된 메시지를 내놨다.


통일부는 당초 계획했던 11월 의료장비 반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에게 "제재 면제를 받을 때 대략적으로 11월달에 반출하는 걸로 계획은 냈으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과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제재 면제 유효기간인 9개월이 끝나는 내년 2월 이후 유엔과 협의를 통해 면제 기간 연장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