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개월 만에 다시 '조만장자' 타이틀을 탈환했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사상 첫 궤도 진입 성공과 테슬라의 호실적 전망에 힘입어 자산 가치가 급등한 결과다.
지난 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이날 하루에만 650억 달러(약 87조 원) 불어난 1조 400억 달러(약 1400조 원)로 집계됐다.
머스크가 보유한 양대 기업의 주가가 나란히 뛴 영향이다. 스페이스X 주가는 이달 들어 13% 상승했고 테슬라는 같은 기간 6.7% 올랐다.
일론 머스크 / GettyimagesKorea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역시 같은 날 머스크의 순자산을 1조 달러(약 1346조 원)로 추산했다.
증시 직전 거래일인 2일보다 306억 달러(약 41조 원) 늘어난 수치다. 이로써 머스크는 2위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순자산 3715억 달러, 약 499조 원)와의 격차를 3배 가까이 벌리며 세계 최고 부호 입지를 굳혔다.
머스크는 지난 6월 스페이스X의 역대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 직후 주가가 치솟으며 인류 역사상 첫 조만장자에 올랐다. 그러나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며 7월 말 자산이 고점 대비 6000억 달러(약 806조 원) 넘게 증발해 자리를 내줬다.
반등의 발판은 실적과 우주 기술 성과였다. 테슬라의 3분기 차량 인도량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2일 하루에만 머스크의 순자산이 610억 달러(약 82조 원) 늘었다.
스페이스X의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최초로 궤도 진입에 안착한 점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스페이스X를 우주·정보 부문의 잠재력에 베팅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 / GettyimagesKorea
머스크의 친정부 행보도 힘을 보탰다. 머스크는 지난 4일 우주·인공지능(AI)을 아우르는 자회사 '스페이스X AI'의 사명을 '스페이스X SI'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AI를 '초지능(SI)'으로 불러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발맞춘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가 AI 대신 SI 명칭을 쓰도록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백악관에서 머스크를 비롯한 테크 업계 수장들을 불러 모아 AI 책임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머스크는 엑스(옛 트위터)에 "더 이상 AI는 없다. SI가 더 낫다"고 적었다.
사업적 호재 속에서도 머스크를 겨냥한 비판은 이어진다. 미국 공영라디오(NPR)에 따르면 알렉스 기브니 감독이 연출한 4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 '머스크'가 오는 9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봉한다.
기브니 감독은 머스크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속이고 가스라이팅하고 조작하는 사기꾼"으로 묘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해당 작품을 "거짓 영화"로 규정하며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