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1일(일)

두 달에 한 번 공장을 멈춘다... 4만7000명 아기 위해 10년째 만드는 '손바닥 기저귀' (영상)

두 달에 한 번, 유한킴벌리 대전공장은 기저귀 생산라인을 멈춘다. 손바닥만 한 '초소형 기저귀'를 만들기 위해서다. 


설비를 다시 맞춰야 하고 생산 속도도 일반 제품보다 느리지만, 이런 작업이 벌써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10월 10일 임산부의 날, 이 작은 기저귀에 담긴 10년의 사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간호사의 메일 한 통에서 시작된 작은 기저귀


기존 이미지유튜브 '유한킴벌리'


시작은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근무하던 한 간호사가 보낸 메일 한 통이었다. "일반 사이즈보다 더 작은 기저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임신 37주 미만, 또는 태어날 때 체중이 2.5kg 미만인 아이들은 일반 신생아보다 더 세심한 돌봄이 필요하다. 체온 유지 능력이 미숙하고 피부가 매우 얇아 작은 자극에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의료 현장에서는 이른둥이에게 맞는 기저귀를 구하기 어려웠다.


유한킴벌리는 2011년 직접 현장을 찾아 전국 300여 곳을 조사한 결과, 의료진이 일반 신생아용 기저귀를 자르거나 접어 사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유한킴벌리는 2011년 직접 현장을 찾았다.


기존 이미지유튜브 '유한킴벌리'


전국 산부인과 300여 곳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이 일반 신생아용 기저귀를 자르거나 접어 사용하는 사례도 확인했다.


몸에 맞지 않는 기저귀는 피부 쓸림이나 배설물 누출로 이어질 수 있었다. 신장 기능과 수분 상태를 살피기 위해 대소변의 양을 세밀하게 확인해야 하는 의료진에게도 불편한 일이었다.


아기에게 꼭 맞는 기저귀 한 장이 필요했다.


만들기는 더 어렵고 수요는 적지만... 10년째 이어진 생산


유한킴벌리는 이 작은 요청을 실제 제품 개발로 연결했으나 '작은 기저귀'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캡처_2026_10_10_10_06_01_988.png유튜브 '유한킴벌리'


이른둥이가 겪 불편과 위험을 하나씩 기록해야 했고, 작고 섬세한 제품이다 보니 기존 설비로는 제작할 수 없어 전용 생산 모듈을 새로 설계해야 했다. 생산 속도도 일반 제품보다 느렸다. 


경제성만 보면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유한킴벌리는 국내 유일한 이른둥이 기저귀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그렇게 2017년 탄생한 제품이 '하기스 이른둥이 기저귀'다.


유한킴벌리에 따르면 2017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이른둥이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된 초소형 기저귀는 700만 패드를 넘어섰다. 지원받은 아기는 4만6826명에 달한다.


현재도 전국 30여 개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자사몰 등을 통해 필요한 가정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임신 37주 이전에 태어난 조산아는 전체 출생아의 10.8%를 차지했다. 아기 10명 가운데 1명꼴이다.


유한킴벌리유한킴벌리


조산아 비율은 10년 전보다 약 1.6배 높아졌다. 쌍둥이나 세쌍둥이 등 다태아의 경우 37주 미만 출생 비율이 73.7%에 달했다.


조금 일찍 세상에 나온 아기와 부모들에게, 작은 기저귀 한 장은 건강한 성장을 돕는 소중한 돌봄의 일부가 되고 있다.


1.09kg으로 태어난 내 아이... 아빠가 만든 기저귀를 만나다


700만 패드라는 숫자 뒤에는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가진 아기들과 부모들이 있다. 그리고 이 기저귀를 만드는 사람에게도 특별한 사연이 생겼다.


유한킴벌리 대전공장에서 이른둥이 기저귀 생산에 참여한 한 엔지니어의 첫 아이가 1.09kg의 작은 몸으로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아이는 신생아집중치료실의 인큐베이터에서 보살핌을 받아야 했다.


캡처_2026_10_10_10_08_00_771.png유튜브 '유한킴벌리'


그곳에서 엔지니어는 낯익은 기저귀를 다시 만났다. 자신이 직접 생산에 참여했던 '하기스 이른둥이 기저귀'였다.


그동안 누군가의 아기를 위해 만들었던 기저귀가 이번에는 자신의 아이를 감싸고 있었다. 


“이른둥이 기저귀를 착용하고 있는 제 아이를 봤을 때, '이른둥이'를 가졌던 부모님들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싶었어요. 현재는 어린이집도 잘 다니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유한킴벌리유한킴벌리


지난 10년간 이른둥이들이 조금씩 자라나는 시간 뒤에는 작은 몸을 감싸준 기저귀 한 장과, 그 한 장을 만들기 위해 묵묵히 노력해온 사람들의 시간이 있었다.


세상에 나올 때는 누구보다 작았지만, 아이들이 살아갈 내일의 가능성은 결코 작지 않다. 그리고 지금도 두 달에 한 번, 유한킴벌리 대전공장의 주력 생산라인은 잠시 멈춘다.


유튜브 '유한킴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