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신간] 재이

"네가 바로 그 손절의 아이콘이잖아."


소설가 조남주가 문학동네를 통해 신작 장편소설 '재이'를 선보인다. 지난 2016년 '82년생 김지영' 이후 10년 만에 내놓는 네 번째 장편소설이다.


조남주는 그간 시대의 감각을 정확히 포착해 한국 문학과 사회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특히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하나의 텍스트가 사회·문화 현상으로 확장되며 문학의 영향력을 증명했고, 이후 작품마다 시의적절한 사회적 화두를 던지며 독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담론과 반응을 이끌어냈다.


9791141603649.jpg사진 제공 = 문학동네


신작 '재이'는 서울 달동네에서 한강 뷰 아파트로 계급을 횡단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82년생 김지영'이 한국 여성의 삶에 대한 세밀한 기록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부와 가난을 넘나든 한 여자의 부동산 포트폴리오이자 계급 변천사다.


주목할 점은 인물 설정의 변화다. 이전까지 소시민적 군상을 통해 공감의 장을 마련했던 작가는 이번에 입체적이고 파편적인, 나아가 분열증적인 인물 '재이'를 창조했다. 재이는 동창들에게 손절의 아이콘으로, 직장 동료에게는 상식 없는 사람으로, 부모에게는 혼자만 잘사는 야박한 딸로, 남편에게는 의논 없이 집 계약서를 쓰는 여자로 비친다.


달과 가까운 달동네에서 태어나 자란 재이가 마찬가지로 달과 가까운 초고층 아파트에 입성하기까지의 여정은 보금자리도 집도 없었던 한 여성의 인생을 조명한다. 작품에는 지난 반세기 서울 부동산의 지형도와 함께 한 인간의 삶이 지독할 정도로 현실적이고 진솔하게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