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6일(토)

삼성중공업, 조선 빅3 중 임협 첫 타결... 성과급 '영업익 10%'로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 빅3(삼성중공업·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가운데 가장 먼저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기본급 5.2% 인상과 격려금 700만 원 지급에 합의했고, 그간 노사 간 최대 쟁점이었던 성과급 산정 방식도 '영업이익의 10%'로 개편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추석 연휴를 넘기며 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삼성중공업만 조기 타결에 성공한 것이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는 이날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해 찬성률 58.78%로 가결했다. 전체 유권자 3,880명 가운데 3,567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097표, 반대 1,467표를 기록했다.


노사는 지난 6월 말 상견례를 시작한 이후 20차례 넘게 교섭을 이어왔다. 지난 17일 회사의 1차 제시안이 반려되고 21일 2차 제시안 교섭마저 중단되는 진통을 겪었으나, 22일 21차 교섭을 재개해 3차 제시안을 토대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3도크 야경 / 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3도크 야경 / 삼성중공업


합의안의 핵심은 기본급 인상률이다. 베이스업 4.5%(11만3,842원)에 정기승급분 0.7%(1만7,944원)를 더해 총 5.2%(13만1,786원)가 인상된다. 회사가 처음 제시했던 4.7%(11만9,137원)보다 0.5%포인트 오른 수치다.


일시금 성격의 격려금은 총 700만 원으로 결정됐다. 임금 타결 격려금 200만 원, 노사화합 격려금 300만 원, 미래 경쟁력 강화 격려금 200만 원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 정년퇴직자의 계약직 재고용 기간은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되며, 내년 생산직 신규 채용 추진과 주택대출 지원 한도 확대(7,000만 원) 등 복지안도 포함됐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방식의 변화다. 삼성중공업은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를 기준으로 삼던 OPI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변경하기로 했다. 올해 실적부터 새 기준을 적용해 내년 초 지급되는 성과급부터 반영할 계획이다.


이는 그동안 노협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항이다. 기존 EVA 방식은 계산이 복잡하고 재무 비용 등이 차감돼 실제 성과급 재원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영업이익 기준은 단순하고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삼성의 다른 제조 계열사도 앞서 동일하게 성과급 체계를 개편한 바 있다.


당초 노협은 기본급 9.3% 인상과 임금피크제 폐지, 조건 없는 정년 연장, 생산직 신입사원 150명 이상 채용 등을 요구했으나, 임금 인상 폭에서는 노사가 절충점을 찾고 성과급 산정 기준에서는 노협의 요구가 관철되는 선에서 최종 타결에 이르렀다.


사진 =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반면 다른 대형 조선사들의 임단협은 추석 연휴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확대,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재원으로 한 성과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호봉승급분을 포함한 기본급 11만 원 인상과 격려금 1,000만 원, 기본급 200%, 상품권 50만 원 등을 제시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화오션 역시 22일 24차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추석 이후 교섭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수주 호조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삼성중공업의 조기 타결이 타 조선사들의 협상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상호 신뢰와 존중으로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다"며 "임직원 모두가 경쟁력 강화와 실적 개선에 힘을 모으고 상생의 노사 문화 구축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